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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휘 행장 내정자 "수익·건전성 해치지 않는 성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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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휘 행장 내정자 "수익·건전성 해치지 않는 성장 추진"

입력
2008.06.1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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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도, 수익성과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우리은행호(號) 새 선장의 일성(一聲)은 ‘안정’이었다. 최근 수년 간의 성장 위주 전략에 대한 위기의식의 발로였을까? 기자회견 내내 강조한 것도 기본과 화합이었다.

지난 주말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발표된 이종휘 내정자는 9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영업의 기본원칙은 수익과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성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의 속성상 성장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속도와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고민 중”이라며 “(국내 은행산업도)건전 경쟁이 유지돼야 하며 우리은행이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내정자는 특히 전임 박해춘 행장 시절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카드 분야와 서브프라임 관련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본 해외영업 분야를 예로 들며 변화가 있을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카드 사업에 대한 은행 안팎의 우려가 있음을 잘 안다”며 “취임 후 실상을 파악해 속도를 조절하겠으며, 해외사업도 언제 어느 지역에 얼마나 투자할 지를 가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머니 무브’로 대표되는 은행의 영업환경 악화에 대해 공감을 표하면서도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은행에는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차로 얻는 이익)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최근 경쟁 심화로 예대마진이 줄어드는 것이 대단히 우려된다”며 “원화와 외환자산 모두 적정 마진을 유지하도록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낮은 비이자수익 비중(25%)에 대해선 “은행에 증권, 보험 상품을 더한 복합금융상품을 개발해 늘리겠다”면서 “결국 발로 뛰며 땀을 흘려야 수익이 지속되는 새 시장도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합병(상업+한일)은행의 숙명인 출신 은행간 인사 안배와 관련, 37년 뱅커이면서 첫 ‘내부 승진자’인 그는 화합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그는 “제 이름의 영문 이니셜이 ‘C.H. LEE’인데 이름에 C(상업은행의 영문이니셜 첫자)와 H(한일은행 이니셜)가 함께 있는데 차별을 하겠느냐”며 “늘 화합을 염두에 두고 인사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출신 안배를 위한)수석부행장 부활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이미 합병 후 10년이 지난 만큼 산술적 균형에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기 중 최대 현안이 될 민영화에는 말을 아꼈다. 지주 회장 내정자(이팔성)의 영역을 존중하려는 의도인 듯 했다. 그는 다만, “우리은행이 향후 민영화 과정에서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단단한 은행을 만들겠다”며 “지주 계열사의 맏형으로서 계열사들이 시너지를 내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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