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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조기유학 광풍/ 동남아 국제학교는 한국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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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조기유학 광풍/ 동남아 국제학교는 한국학교

입력
2008.06.1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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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영어 공교육 강화를 통해 잡겠다던 조기유학 바람은 수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조기유학 열풍의 근원지인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3개국의 10개 국제학교를 방문, 한국 학생들의 동남아 조기유학의 실태를 5회에 걸쳐 점검해본다.

지난달 26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암팡 지역 내 국제학교 SIS(Sayfol International School) 앞. 오후 3시가 되자 수업을 마친 백인, 흑인, 인도계, 말레이계 학생들 사이로 한국인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노란색 상의와 초록색 하의로 된 교복 차림의 학생들은 "희영아 같이 가""엄마 여기"라며 우리말로 연신 재잘거렸다.

부산에서 7개월 전 말레이시아로 건너와 이 학교 8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A(14)양은 "집에서 옷을 갈아 입고 빨리 학원에 가야 한다"며 종종걸음을 쳤다. SIS 전교생 중 한국인 학생은 45%에 이른다.

SIS 인근에 있는 또 다른 국제학교 UIS(Utama International School) 4학년 한 반 학생 20명 중 한국 학생은 6명. 교실, 도서관, 운동장, 복도 등 교내 어디를 가도 삼삼오오 모여있는 한국 학생들을 만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일부 교민들의 농반 진반 말대로 "국제학교가 아니라 한국학교"였다.

수년 전부터 동남아 조기유학의 '전초기지'로 떠오른 필리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도 마닐라의 부촌인 알라방 지역에 위치한 사립학교 사우스빌(Southville)은 2004년 92명이던 한국 학생이 지난해에는 216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영어 실력이 부족해 입학 후 별도 교육을 받는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과정에 다니는 학생 중에는 한국 학생들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 학생들이 급증하자 학교 주변에는 '○○어학원' '○○학원' 등 한글 간판을 단 영어학원과 보습학원이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국제학교가 많은 태국을 한국 학부모와 학생들이 놓칠 리 없다. 영국계 사립학교 브롬스 그로브(Broms Grove)는 2006년 문을 열 당시 한국 학생이 3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0명에 이른다.

동남아 조기유학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 지면서 중산층은 물론 평범한 서민층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연령도 점점 낮아져 최근에는 초등학교 1~3학년 때 동남아로 건너가는 학생이 조기유학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석 달 전 초등학교 3학년 딸과 함께 필리핀에 온 한 어머니는 "한국에 있을 때 한 반에 10명 정도는 이미 조기유학을 보냈거나 고려하고 있었다"며 "나는 좀 늦은 편"이라고 말했다.

마닐라ㆍ방콕ㆍ쿠알라룸푸르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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