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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뉴스페이퍼/ 政言 유착 따라… 社益 추구위해… 펜은 춤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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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뉴스페이퍼/ 政言 유착 따라… 社益 추구위해… 펜은 춤췄다

입력
2008.06.0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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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언론학자들 대부분이 한국신문의 편파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신문의 편파보도가 결국 국내 저널리즘과 신문산업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내놓았다.

본보가 언론학자 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4명(93.3%)이 국내신문의 편파성이 심하다고 응답했다. 46.7%(7명)는 ‘편파성이 매우 심하다’고 말해 국내 신문보도의 공정성과 객관성 결여가 심각한 상황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국신문의 편파성이 ‘보통이다’는 답은 1명에 불과했으며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전무했다.

■ “보수ㆍ진보 입맛대로 편파보도”

언론학자들은 신문사들의 편파보도에 대해 날선 반응을 보였다. “특정 정치집단을 편드는 언론사들이 있으며 언론사 입장에서 기사를 작성하는 등 공정보도의 기본이 안 돼 있다”(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게 주된 기조다. 하지만 편파보도가 모든 신문사에 적용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몇몇 언론학자들은 대형 보수신문이 편파보도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조선과 중앙, 동아 등 큰 신문이 편파보도를 하고 있고 다른 신문은 크게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보수와 진보신문 양 진영 모두 편파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서로 입맛대로 편파보도를 하면서 일반 독자는 보수와 진보신문 둘 다 믿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 67% “10년간 편파성 심화”

언론학자들은 보수와 진보간 정권교체가 두 차례 있었던 지난 10년간 신문 편파보도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평가했다. 40%(6명)가 10년간 신문의 편파성이 심화됐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는 응답도 27.7%(4명)였다. ‘보통이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각각 20%(3명)와 13%(1명)였다.

최영재 교수는 편파성이 깊어진 이유로 “진보세력 집권에 따른 갈등의 심화”를 꼽았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최근엔 아주 노골적으로 편파보도를 하고 있다”며 편파보도의 심화를 비판했다.

■ “정-언 유착이 편파성 불러”

신문 편파성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언론학자들은 ‘정치권과의 유착’(46.7%, 7명)을 가장 많이 꼽았다. 신문사가 사익을 추구하면서 편파보도가 발생한다는 응답이 27.7%(4명)으로 뒤를 이었다. 신문사의 소신이라 할 수 있는 ‘정치적 당파성’때문이라는 응답은 20%(3명)였다.

신문사의 사익을 거론한 일부 학자는 인터넷의 발달과 무료신문의 등장 등 신문사를 무한경쟁에 내모는 현실이 편파성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장호순 교수는 “신문사의 경영부실로 공정한 보도를 하기 어려워졌다”며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일부분만 전달하는 보도가 관행이 됐다”고 말했다.

언론학자들은 편파성이 신문의 독자감소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인식했다. ‘보도의 편파성’(26.7%, 8명)이 ‘인터넷 등 대안 매체의 발달’(40%, 12명)에 이어 독자감소의 두 번째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성의 결여’(13.3%, 4명)와 ‘신뢰도의 추락’(6.7%, 2명)도 신문 독자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선정됐다.

■ “저널리즘 넘어 언론인의 위기 봉착”

편파보도에 따른 저널리즘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80%(12명)가 편파성이 저널리즘의 위기를 부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40%)와 ‘매우 그렇다’(40%)고 응답했다.

언론학자 다수는 편파성이 신문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신뢰도 하락은 저널리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균태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공정성이 떨어지면 공신력을 잃는다”며 “신문사가 어느 정도의 관점이나 정파성은 지녀도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동후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문은 공론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며 “편파성 때문에 그 역할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편파성 보도는 저널리즘의 위기를 넘어 언론인의 위기라는 지적도 있었다. 장호순 교수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생산하는 기자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편파적인 신문은 살아남을 수 있어도 언론인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편파보도가 저널리즘의 위기와 무관하다는 응답은 20%(3명)였다. 오창우 계명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편파성은 정치적 견해와 연관이 있어 저널리즘의 위기와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편파성은 일정한 시각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중립적으로 공정보도를 하는 척하는 이중성이 더 문제”라고 주장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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