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은 수요 감소를 유발하기 때문에 유가는 하락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이러한 상식을 뒤엎는 환경이 확산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실업률은 4월 5.0%에서 5월 5.5%로 크게 높아졌다. 시장 전망치(5.1%)도 크게 웃돌았다. 이는 2004년 10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은 고용지표의 악화를 미국 경제둔화 혹은 경기침체로 해석하게 되었고, 이는 미국 달러화 가치의 하락을 압박했으며 달러화 가치의 하락은 유가의 급등을 촉발했다. 이로 인해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10.75달러가 급등한 138.54달러까지 상승했고, 미국 다우지수는 유가 상승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3.13% 급락한 1만2,209포인트로 마감했다.
고유가의 근본 원인은 꽉 조인 수급에 의한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지난 주말의 유가 급등은 달러화 약세에 기인한 점이 크다. 다만 미국 고용시장이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최근 연방금리도 적정금리대비 저평가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달러화 약세 기조가 크게 확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처럼 증시환경의 변화가 빠른 만큼 금주 우리 증시는 유가 상승과 미 증시의 하락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트리플위칭데이’(지수선물 지수옵션 주식옵션 동시 만기일)에 개별주식선물 만기까지 겹치는 ‘네 마녀의 날’ 즉 ‘쿼드러플위칭데이’(Quadruple Witching day)가 12일에 도래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금주 목요일에는 주가지수 선물ㆍ옵션과 개별주식 선물ㆍ옵션 등 4가지 파생상품의 만기가 모두 도래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차익거래나 프로그램 매매 등이 집중적으로 거래되거나 청산되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지난 주말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는 6조6,525억원으로 지난 5월 중순 최고치인 7조4,000억원 대비 8,000억원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개별주식선물은 거래 초기인데다 거래량도 미미하기 때문에 증시에 큰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국인의 매매패턴 변화가 심하긴 하겠지만 기관 등 국내 수급이 양호하다는 점도 증시 변동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렇더라도 금주는 대형주의 변동성이 일단은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목요일인 ‘쿼드러플위칭데이’까지는 관망하는 상태에서 1,800포인트의 지지여부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상승 트렌드는 살아있지만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구간은 잘 살펴야 한다는 판단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