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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 <2> 한나라당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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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 <2> 한나라당 정몽준

입력
2008.06.0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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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당권주자인 정몽준 최고위원은 4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8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금부터 개헌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경제살리기에 주력하기 위해 개헌 논의를 내년으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바깥에 나가 데모하는 것도 아닌데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얘기는 잘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다른 당권주자인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이 3일 인터뷰에서 “개헌의 필요성에 한나라당도 공감하지만 올해는 경제 회복이 주된 과제이므로 여기에 집중하고 내년쯤 이 문제를 본격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정 최고위원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고 대통령 중임제를 도입하는) ‘원 포인트 개헌’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맞게 종합적으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청와대가 개헌 공론화에 따른 권력 누수를 우려할 수도 있으니 개헌 논의는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정보를 공유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개헌 관련 의원연구모임인 ‘일류국가 헌법연구회’에 참가하고 있는 정 최고위원은 권력구조에 대해 “대통령 중임제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자 마자 레임덕이 올 수 있고, 의원내각제를 하려면 정치인의 국민 신뢰 수준이 좀 더 높아져야 한다”며 특별히 선호하는 제도를 밝히지 않았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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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黨 무기력 타개해 정권 재창출"

한나라당 차기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정몽준(6선ㆍ서울 동작을) 최고의원은 출범 100일 만에 위기를 맞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일을 너무 많이 빨리 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라”고 조언했다. 정 최고의원은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자책골로 전반전 시작하자마자 한 골 먹은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 임기가 4년 반이 있으니까 여유를 가지고 하면 1 대 0의 스코어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_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어떻게 보나.

“너무 일을 많이 빨리 하지 말고 여유를 갖고 하라고 말하고 싶다. 100% 올바른 일이라 해도 시간이 걸린다. 10개의 올바른 일을 해도 반대가 10%이면 계속 누적돼 결국 반대가 100%가 된다. 민주주의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_한미 쇠고기 재협상에 대한 의견은.

“못할 것이 없다. 오히려 당장 하자고 그래야 한다. 재협상이든, 보완 협상이든 하면 새로운 국제기준이 되는 것이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 가운데 30개월 이상이 5%밖에 안 되니 미국이 큰 문제를 만들 필요는 없지 않나. 민간이든, 정부이든 협상하면 된다.”

_현재의 난국에 대한 관점은.

“큰 위기이다. 한나라당이 무기력하다. 책임은 청와대와 당이 반반이다. 당의 비전이 참 없다. 의원과 당 지도부가 심각성을 알고 타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정부직나 당직을 하나 얻어 입신양명의 수단으로 삼을 생각만 하면 안 되는데 걱정이다. 맹수는 내부의 병으로 쓰러진다.”

_당 대표가 되면 어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인가.

“정부와 당 사이에, 또 당내에서도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화 분위기 만들겠다. 친이명박, 친박근혜가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선 경선과 총선 공천 후유증을 극복해야 한다. 또 2012년 정권 재창출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매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후보군을 많이 양성해야 한다. 화살통에 화살이 많으면 복이 있다는 말도 있다.”

_친박 인사의 포용 방법은.

“큰 정당이기 때문에 주류와 비주류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정권 재창출에 바람직하지 않다. 공자가 논어에서 ‘지나간 공(功)을 기준으로 하지 말고 앞으로의 할 일 갖고 뽑으라’는 말을 했다. 공이 있는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능력이 있는 인사는 자리를 주라는 얘기다.”

_이 대통령과 같은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라는 게 요즘 마이너스 요인이 될 텐데….

“이 대통령은 의원하고 시장까지 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CEO라고만 볼 수는 없다. 나도 비슷하다. CEO는 막연한 소리를 하는 정치인과는 달리 가시적 성과를 낸다. 나도 현대중공업 대표 7년 했는데 좋은 경험이고 보람 있었다.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경제를 잘 해 달라는 것 아닌가.”

_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현대 출신이기 때문에 정 최고위원까지 당 대표가 되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일을 공평하게 하면 된다. 미국은 대통령이 줄줄이 예일대 출신인데 비판하는 사람이 없다.”

_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래서 많이 힘들다. 하지만 당원과 대의원을 만나는 좋은 기회다. 듣지 못하는 목소리와 좋은 의견 많이 듣고 있다.”

_당 기여도가 낮다는 비판도 있다.

“큰 공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손학규_정동영 강남ㆍ북 벨트를 막았으니 전혀 공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냐. 당 전당대회가 반장선거는 아니다. 자꾸 그런 식으로 비판하면 바람직하지 않다.”

_대표 경쟁자인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을 평가한다면.

“가까운 편이다. 박 전 부의장은 명대변인으로 많이 기억에 남는다. 말씀도 잘하신다. 그런데 요즘 제게 말씀을 통 안 하신다.”

_당 화합을 위해 정 최고위원이 경선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최악의 시나리오는 당의 지지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전당대회까지 외면당하는 것이다.”

_박 전 부의장이 내년에 개헌 논의를 하자고 했다.

“개헌 논의가 길거리 나가서 데모하는 것도 아닌데 개헌 논의를 한다고 경제 살리기에 부담이 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 이 논리를 연장하면 정치가 없어야 하는 것이다. 정치가 없으면 견제받지 않는 행정부만 좋은 일 아닌가. 당장 안 하면 시대에 뒤 떨어진다. 특히 개헌은 ‘원 포인트’가 아니라 종합적으로 해야 한다. 물론 개헌 논의 때문에 권력 누수가 일어나면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청와대와 논의를 진행해야 되지 않겠나.”

이은호기자 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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