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짱(西藏) 자치구(티베트)에 무장경찰을 다시 파견한 중국 정부가 5일 티베트 일대에서 3건의 폭탄 테러를 저지른 티베트인 승려 16명을 체포했다고 발표, 티베트 지역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신화통신은 4월 3일부터 15일까지 티베트 동부 창두(昌都ㆍQamdo)지구에서 공공시설물과 경찰주둔 부대 등을 목표로 저질러진 폭파사건의 용의자들은 5월 12일을 전후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승려 5명은 4월 5일 창두지구 망캉(芒康)현에서 변전소 시설을 폭파한 혐의를, 승려 4명은 4월 8일 수제 폭탄으로 경찰 주둔지를 폭파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폭탄 테러가 발생한 창두 지구는 티베트 지역에서 오랫동안 반(反) 중국, 반 한족(漢族)의 거점이었다.
중국 당국은“폭파 사건의 동기가 3월14일 라싸(拉薩)에서 발생한 소요사태에 호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들 승려들은 오랫동안 해외 TV방송을 시청해오면서 달라이 라마 집단의 민족분열 사상 선동에 휩쓸렸음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폭탄 테러로 발생한 피해 규모, 이들을 체포한 지 20여일 만에 사건을 공개한 이유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의 티베트 보안 강화 조치는 18일로 예정된 라싸 지역에서의 올림픽 성화 봉송 등을 염두에 두고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베트 독립단체인 자유티베트학생운동은 내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앞두고 IOC가 티베트 내 성화봉송을 중지토록 촉구하는 시위를 대대적으로 벌이겠다고 밝혔다. 자유티베트학생운동 대변인 라돈 테송은 “IOC측에 베이징올림픽 성화가 티베트에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막도록 설득하겠다”며 “티베트 내 성화봉송을 전후로 세계 각지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며 베이징에서도 이런 시위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5일 베이징 올림픽을 지지하고, 티베트 독립을 추구하지 않으며, 비폭력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담은 공식 문건을 발표, 중국 정부와의 협상에 무게를 실었다. 달라이 라마측과 중국 정부는 당초 11일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쓰촨(四川)성 대지진으로 회담 일정을 뒤로 미룰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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