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자녀를 둔 부부는 3개월의 숙려(熟慮) 기간을 거쳐야 협의이혼을 할 수 있다.
대법원은 부부가 홧김에 이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협의이혼 시 '이혼 숙려기간 제도' 내용을 담은 개정 민법이 22일부터 시행된다고 4일 밝혔다.
새 제도에 따르면 협의이혼을 하려는 부부는 자녀가 있을 경우 3개월, 없을 경우 1개월 동안의 숙려기간을 거쳐야만 이혼절차를 마칠 수 있다. 물론 가정폭력 등 이혼의 급박한 사정이 있을 경우 법원이 숙려기간을 축소 또는 면제해 줄 수 있다.
또 협의이혼 신청 시에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자 결정 ▦비양육자의 양육비용 부담 내역 ▦비양육자의 자녀 면접권 행사 여부 및 방법 등 자녀 양육에 관한 구체적인 '부부협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런 협의가 없으면 협의이혼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밖에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협의이혼을 신청한 부부에게 전문가 상담을 권유할 수 있는 '상담 권고제도'도 신설됐다.
대법원에 따르면 2005년 3월부터 서울가정법원 등 전국 법원 80%에서 2~4주간의 이혼 숙려기간 제도를 시범 운영한 결과, 서울가정법원의 경우 2004년 10%에 머물던 협의이혼 신청 취하율이 지난해 21.1%까지 상승하는 등 숙려기간 제도의 '홧김 이혼'예방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계는 여전히 이 제도가 이혼 당사자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법률이 사생활 영역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개정 민법은 배우자가 재산을 빼돌릴 경우 이의 회복을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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