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촛불시위 진압 과정에서 서울대 음대생 이모(21ㆍ여)씨를 쓰러뜨리고 군홧발로 머리를 짓밟는 등 폭행을 가한 의경의 신원을 확인해 사법처리키로 했다.
경찰청 박천화 감사관은 5일 “서울경찰청 특수기동대 소속 김모(21) 상경이 군홧발 폭행의 가해자로 확인됐으며, 김 상경을 곧 사법처리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부대원 관리 및 현장 지휘책임을 물어 서울특수기동대장 한모 총경과 김 상경 소속 중대장 김모 경감을 직위해제했다. 김 상경 직속상관인 윤모 경위와 이모 경사도 징계하는 한편, 서울청 기동단장 신모 경무관과 보안부장 강모 경무관에 대해서는 각각 서면 경고 조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김 상경이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바닥에 넘어뜨렸지만 발로 폭행한 적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으나, 폭행 장면을 가까이서 본 목격자들의 진술이 일치해 폭행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피해자 이씨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버스 밑으로 피한 뒤 다시 나오는 과정에서 다른 대원이 또 폭행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추가 가해자가 있는지 조사하는 한편 전의경의 방패에 맞아 시위대가 다쳤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진상을 파악키로 했다. 박 감사관은 “물포(살수차), 방패 등 경찰 장비의 사용 매뉴얼을 재정비하고 집회ㆍ시위 관리 기법도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5일 오전 2시40분께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김모(56)씨가 시청앞 서울광장 분수대 옆에서 머리와 몸에 인화성 액체를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여 분신 자살을 시도했다. 김씨는 주변 시민들이 급히 불을 끄고 119소방대에 신고해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온몸에 2~3도 화상을 입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은 “기도 손상이 있어 생명에 지장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 부인은 “남편이 보름 전부터 촛불집회에 참가했는데, 지난해 10월부터 일하던 한우농장이 사료가격 폭등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해고한 뒤 가장으로서 자괴감을 심하게 느껴 왔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차예지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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