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곰팡이(진균) 천국이 된다. 발 뒤꿈치 등의 굳은살과 각질은 곰팡이의 좋은 영양분이요, 하루 종일 신고 있는 신발 속은 자연스럽게 습도와 온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곰팡이는 피부 각질층과 모발, 손ㆍ발톱과 같은 케라틴에 기생해 번식함으로써 주로 발이나 손, 손ㆍ발톱, 사타구니 등에서 무좀과 완선을 일으킨다. 대한의사협회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가 5월의 질병 정보로 선정한 ‘곰팡이 피부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 발 무좀
발 무좀(족부 백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무좀이다. 발가락 사이, 특히 4번째와 5번째 발가락 사이와 3번째와 4번째 발가락 사이에 가장 많이 생긴다. 발가락 사이 피부가 짓무르고 습기에 불어 허옇게 되거나 갈라지며 각질이 벗겨지기도 한다. 땀이 많이 나면 불쾌한 냄새가 나고 가려움증도 생긴다.
또 발바닥이나 가장자리에 심하게 가려운 물집이 잡히기도 하고, 발바닥의 각질이 두꺼워져 고운 가루처럼 인설로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인설에는 곰팡이가 많아 목욕탕처럼 사람이 맨발로 많이 모이는 곳에서 환자에게서 떨어져 나온 인설을 통해 발로 전염된다. 특히 발에 습도가 높거나, 당뇨병이나 만성 질환이 있으면 걸어다니며 피부에 손상이 생긴 틈으로 감염될 수 있다.
발 무좀을 예방하려면 우선 하루 1회 이상 발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에는 더 자주 씻으면 좋다.발을 씻은 뒤에는 통풍을 잘 시켜 발가락 사이까지 말리고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
땀은 빨리 닦고 양말을 신어 빨리 흡수하게 한다. 신발은 죄는 것보다 발가락이 나오는 샌들이나 통풍이 잘 되는 신발이 좋으며, 굽이 낮고 앞이 좁지 않은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게 좋다. 낡은 신발이나 남의 신발은 가급적 신지 말아야 한다.
일단 발 무좀이 생기면 항진균제 연고를 발라 치료하는데, 하루 1~2회 정도 병변과 그 주변부에 바르면 된다. 다 나은 것 같아도 2~3주간 계속 발라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간혹 무좀으로 갈라진 피부를 통해 균이 들어가 급성 염증이나 2차 감염이 생긴다. 이때는 발가락이나 발등이 붓고 붉은 색을 띠며 통증을 동반할 수 있고, 병변부에서 진물이 나기도 한다. 이 경우 의사와 상담 후 처방된 항생제를 복용해야 하며, 필요에 따라 냉습포나 소독약을 희석해 씻는 치료가 도움이 된다.
손 무좀은 발 무좀과 달리 표면이 전체적으로 두꺼워진다. 한쪽 손에만 주로 침범한다는 점에서 손 습진과 구별된다. 발 무좀처럼 국소 항진균제 연고를 발라 치료한다. 손을 물에 너무 자주 담그지 않는 습관이 예방에 도움된다.
■ 손발톱 무좀
손발톱 무좀은 진균(곰팡이)에 의해 손톱이나 발톱이 감염되는 것을 말한다. 손과 발 무좀을 장기간 방치했을 때 2차적으로 발생하는데, 주로 발톱에 생긴다. 대부분 다른 부위에 진균 감염증이 있다.
손발톱 무좀이 생기면 손발톱의 모양이 바뀌고 희거나 노란색을 띠며, 두꺼워지지만 광택을 잃고 잘 부서진다. 손발톱 아래에 각질이 쌓이고 아래쪽 피부와 떨어져 뜨기도 한다. 하지만 발톱 모양이 바뀐다고 모두 무좀인 것은 아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발톱은 일자로 깎고, 감염된 발톱을 마지막에 깎는 습관을 들인다. 손ㆍ발 무좀과 달리 바르는 연고로 치료가 잘 되지 않고 항진균제를 몇달간 먹어야 한다. 항진균제 복용으로 70~90% 정도 완치할 수 있지만 간 기능에 문제가 될 수도 있으므로 약을 오래 먹으려면 치료 전과 치료 중에 피 검사를 하기도 한다. 약 복용이 위에 좋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런 부작용은 없다. 최근에는 매니큐어 형태로 된 손발톱 무좀치료제도 나왔다.
■ 완선
완선은 샅에 곰팡이가 감염된 질환으로 주로 땀이 잘 차는 젊은 남자의 샅에 생긴다. 샅 양측에 둥글거나 반달형으로 경계부가 붉고 안쪽은 인설이 있는 병변이 나타난다. 습진으로 잘못 알고 의사 처방 없이 습진 연고나 종합 피부질환 연고를 임의로 바르다가 악화되는 경우가 자주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름에 악화되며 겨울에는 색소 침착이 남아 전체적으로 갈색을 띤다.
국소 항진균제 연고를 바르는 것으로 치료할 수 있다. 범위가 너무 넓으면 항진균제를 먹어야 한다. 재발을 줄이려면 병변부를 습하지 않게 하고 꽉 끼는 속옷을 입지 말아야 하며, 바지를 입기 전에 양말을 먼저 신도록 해야 한다.
● 도움말=보라매병원 피부과 원종현 교수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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