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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금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의지와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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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금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의지와 결단

입력
2008.06.09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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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국정쇄신이 늦어지고 있다. 이르면 어제로 예측된 일부 각료와 청와대 수석비서관 교체가 결국 불발했고, ‘국민과의 대화’도 애초 예정된 9일에서 무기한 연기됐다. 오늘 시작되는 이명박 대통령과 각계 원로와의 대화가 내주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니, 그 이후에나 쇄신방안이 나올 모양이다.

이 대통령과 참모들이 장고에 들어가 있는 배경이야 짐작이 간다. 6ㆍ4 재ㆍ보선 참패로 더욱 분명해진 민심의 분노를 다독이는 동시에 국정 추진력을 확보하기가 쉬울 리 없다. 또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을 차단할 미국과의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쇄신방안도 무게가 떨어진다. 그러니 각계 원로들에게 지혜를 빌리는 한편 사실 상의 재협상에서 실질적 성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이다.

3일 연속으로 철야 촛불시위가 열리고, 그 열기가 ‘6월 항쟁’ 기념일인 10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섣불리 수습책을 내놓았다가 촛불시위에 떠내려갈 경우 일이 더욱 꼬이리라는 우려도 작용했을 법하다. “완벽한 수습책을 고민하고 있다”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에서 그런 우려가 엿보인다.

그러나 완벽한 수습책이란 없다. 더욱이 떠난 민심을 되돌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방법론이 아니라 마음가짐과 태도다. 이 대통령 스스로 인정한 ‘소통 부족’도 몸을 낮추어 국민 눈높이에 맞추려는 자세가 아니었기에 생긴 문제다. 따라서 시간을 끌다가는 심사숙고를 거듭한다는 느낌보다 결단력이 모자라서 머뭇거리고 주저한다는 인상을 주기 쉽다.

사실 쇠고기 파동을 통해 현 정부와 청와대가 드러낸 가장 큰 약점은 사후 수습능력의 부족이었다. 미국과의 졸속 협상이 문제의 단초였지만,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재빨리 파악하고 바로잡으려고만 했어도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다. 국회가 개원하지 못한 정치현실을 인적 쇄신 지연 사유의 하나로 거론하는 것도 당당하지 못한 태도다.

이 대통령이 과거 장기로 삼았던 의지와 결단력을 되살려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 등 가능한 것부터 행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빌어야 할 때다. 사람이 마음을 다잡아 성의를 다하는 일은 하늘도 막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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