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집회 참가인원 경찰 추산 1만명, 주최측 주장 2만명. 같은 집회의 참가자 수를 놓고 경찰과 주최 측의 계산이 왜 이렇게 2배나 차이가 나는 것일까.
원인은 추산 방법에 있었다. 경찰은 3.3㎡(1평)당 8명을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시청 앞 서울광장 중 잔디를 심은 부분(6,449㎡)에 사람이 가득 찼을 때는 1만5,000명, 벽돌이 깔린 부분과 인도(1만3,207㎡)까지 운집해 있으면 3만1,000명 정도가 모여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청계광장(2,026㎡)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5,000명을 최대 수용인원으로 본다. 인원이 꽉 차지 않으면 해당 면적을 분할해 3분의 1, 2분의 1 등으로 나눠 계산한다.
서울시의 계산법도 경찰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3.3㎡ 당 6명을 기준으로 잡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우리도 서울시 기준을 따르지만 촛불집회는 밀집 대형으로 보고 3.3㎡당 8명으로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촛불집회를 주최하고 있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추산 방법은 경찰에 비해 비과학적이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잔디가 깔린 부분에 시민들이 가득하면 2만명, 인도까지 차면 5만명으로 본다”며 “경험에 의한 짐작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대책회의 측은 촛불집회에 대한 국민적 호응도를 언론에 실제보다 낮게 보도되게 하려고 경찰이 참가자 수를 축소 발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한 눈에 봐도 2만명에 육박하는데 경찰이 1만명이나 5,000명으로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며 “촛불집회 참가자의 규모를 줄여 실제보다 호응이 없는 것처럼 조작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참가자 수를 줄이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경찰, 대책회의 양측 모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의견이다. 김용대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는 “경찰이 쓰는 방법도 실제와 근접한지 아닌지 전혀 알 수 없다”며 “사진을 찍어 세보는 방법이 제일 정확한데, 경찰과 시민단체가 같은 방법으로 추산해보는 것도 의혹 해소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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