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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손을 씻자' 반갑다면… 사랑한다면… 손, 씻고 만나요!

입력
2008.06.09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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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 살드만 지음ㆍ허지은 옮김 / 문학세계사 발행ㆍ286쪽ㆍ1만1,000원

손은 가장 불결할 가능성이 농후한 한 곳과 무시로 접촉하는 기관이다. 선술집의 땅콩 그릇에서 14종의 소변 성분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영국에서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손을 씻지 않고 화장실에서 나온 사람과 악수를 나누었을 때, 두 시간 후 그 사람의 대변에 묻어 있던 균들이 상대방의 입안에서 검출될 확률은 50%~73%이다. 프랑스의 의학 전문지 ‘건강을 지키는 영양’의 편집장인 저자는 그 대변균이 상상을 초월해 입술 부위 등으로 퍼져 나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현대의 위생 여건은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줄어든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인 기생충들이 최근 수 년 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요충, 지아르디아, 아메바, 진드기, 이, 벼룩 등은 여전히 건재하다. 특히 곰팡이가 유발하는 사상균병의 발병률은 최근 수 년 새 급속 증가했다.

해외 여행객이 증가 일로에 있는 한국이 귀담아 특히 들어야 할 대목이 있다. 소홀한 면역 조치 탓에 밀폐된 비행기는 병균의 번식에 훌륭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수년 사이 급속도로 확산된 문신이나 피어싱 등의 행위는 C형 간염,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등 세균들에 의한 질병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최근 급속이 확산된 공기 청정기는 새로운 악당이다. 죽은 진드기들은 작은 입자로 분해돼 방안의 먼지와 엉켜 한 덩어리가 되므로,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기 일쑤인 공기 청정기는 그것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손발톱을 손질할 때 날카로운 소제 도구가 상처를 내기 일쑤인 미용실은 간염이나 에이즈 전염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올바른 손씻기다. 손을 씻을 때는 손가락과 손톱 주변까지 빼놓지 말고 꼼꼼히 닦은 후 충분히 헹궈 주라는 것이다. 물기를 잘 말리지 않으면 헛수고다. 젖은 손은 물기를 제거한 손보다 500배 많은 세균을 옮기기 때문이다.

손을 쉽고 편하게 빨리 말릴 수 있는 장치는 손씻기 만큼이나 중요하다. 단, 요즘 흔히 보는 온풍 건조기(디스펜서)는 금물. 기계 안에서 번식한 세균이 다시 우리의 손 안으로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타월이나 종이 타월을 권장하는 것은 그래서다. 책은 휴대 전화를 남에게 빌려주지 말라는 등 세균의 침입으로부터 각자의 몸을 지켜내는 실천적 지침도 소개한다.

말미는 과학이 아직 정복하지 못한 바이러스의 순서다. 에볼라 바이러스, 사스를 일으키는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H5N1 바이러스(조류독감의 병원체) 등의 정체를 밝힌다. 인류 사상 미증유의 풍요를 누리고 있는 이 시대라지만 철저한 위생 관리는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강조를 위해서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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