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50대 그룹 중 13곳에서 오너 2세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된 것으로 조사됐다.
재벌닷컴(chaebul.com)이 8일 국내 50대 그룹(자산총액 기준)의 지주회사 및 핵심기업 최대주주 및 자녀의 지분 내역을 조사한 결과, 삼성 롯데 동부 KCC 대한전선 현대백화점 애경 영풍 태영 농심 일진 대신 동원 등 13곳은 지분 구조상 경영권이 오너 2세에게 사실상 이양됐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그룹 순환출자구조의 정점에 선 삼성에버랜드 지분 25.1%를 보유, 사실상 그룹의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도 롯데쇼핑 지분 14.59% 등을 갖고 있어 그룹 경영권을 사실상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KCC는 정상영 명예회장이 정몽진 그룹 회장에게, 현대백화점은 정몽근 명예회장이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에게, 애경은 장영신 회장이 장남인 채형석 애경 부회장에게 핵심기업의 최대주주 자리를 넘겼다. 이밖에 오너 2세가 사실상 경영권을 확보한 기업은 태영(윤세영 회장→윤석민 태영건설 부회장), 농심(신춘호 회장→신동원 부회장), 일진(허진규 회장→허정석 일진전기 사장), 동원(김재철 회장→김남정 동원산업 상무) 등이다.
고(故)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의 장남 윤석씨와 고 양회문 대신그룹 회장의 장남 홍석씨는 경영수업을 받고 있고,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의 아들 세준씨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 남호씨는 아직 회사에 몸담고 있지 않지만 그룹 핵심기업의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나머지 50대 그룹의 핵심 지분도 빠르게 오너 2세에게 이전되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 광모씨는 2005년 5월 LG 지분율이 2.80%였으나 지난달 말 현재 4.45%로 급증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동관(한화 지분 3.47%→5.34%)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세창(금호석유화학 지분 4.21%→4.71%)씨,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정원(두산 지분 0.28%→4.16%)씨도 마찬가지다.
다만, SK 현대중공업 코오롱 현대산업개발 교보생명 등 5개 그룹은 아직 오너 2세들의 지분 참여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CJ 대림 현대 대교 하이트맥주 등은 현재 오너 2세가 그룹 관계회사의 대주주라 우회적인 방법으로 지주회사나 핵심기업의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재벌닷컴은 “소액주주운동 등이 활발해짐에 따라 과거 상속을 통한 지분 이동보다 미리 자녀에게 회사의 지분을 넘기는 사전증여가 많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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