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육상경기연맹(이하 연맹)은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인훈련 중인 김유석(26ㆍ서울시청)에게 "내달 4,5일 대구에서 열리는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 반드시 출전해달라"고 통보했다. 연맹은 만일 김유석이 출전을 거부하면 올림픽에 출전 시키지 않을 것을 심각하게 검토했다.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김유석은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더 트리-밸리 볼트대회에서 비공인 한국기록(5m66)을 세우며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땄다. 굳이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아도 됐다.
연맹이 김유석의 출전을 종용한 것은 '증명해달라'는 의미였다. 김유석은 2005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05년 유니버시아드대회, 2006년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나갔지만 입상은커녕 번번이 실격만 당했다.
김유석이 세운 5m60대 기록은 공교롭게도 모두 한국이 아닌 곳에서 작성됐고, A급 대회도 아니었다. 국내에서의 최고기록은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세운 5m41이었다. 김유석은 미국대회에서 5m66을 넘었지만 연맹에서는 이 기록을 공인기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내외 기록차가 너무 커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나마 2006년 7월 미국육상연맹(USATF) 소셜 서머 그랑프리 서키트대회에서 세운 5m63을 공인 한국기록으로 인정했다.
지난 2일 부랴부랴 입국한 김유석은 4일 경기에서 5m30을 넘는 데 그쳤다. "5m50은 넘고 싶었는데 시차적응도 힘들었고 날씨가 쌀쌀한 데다 뒷바람도 없었고…. 그런데 변명(excuse)이 안 되죠." 경기 후 김유석은 불만스러운지 발로 땅을 툭툭 찼다.
"미국에서는 도시마다 매주 대회가 있어서 컨디션 조절이 쉬워요. 그래서 기록이 잘 나오는 겁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워낙 드문드문 대회가 있다 보니 미국에서 11시간 비행기를 타고 오는 저로서는 힘들어요. 올림픽에서 톱 10에 들어서 실력을 보여줄 겁니다."
대구=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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