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08 미국의 선택/ '극과극' 빅매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08 미국의 선택/ '극과극' 빅매치

입력
2008.06.09 00:54
0 0

“현 상황에 염증을 느끼는 미국 유권자들이 이념이나 출신배경에서부터 외모ㆍ경륜 등 모든 면에서 상극인 두 사람을 올해 대선 후보로 선출했다.” AP통신은 3일 “향후 5개월의 대선 기간 경기불황이나 이라크전 장기화 등 현안뿐 아니라 양당 후보의 인종과 나이 같은 개인적 특징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두 후보는 출생부터 극적으로 대비된다. 매케인은 2대에 걸친 해군4성 장군을 배출한 명문집안의 후예로 1936년 파나마의 미 해군기지에서 태어났다. 본인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베트남전에 참전, 전쟁영웅이 됐다.

반면 오바마는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케냐 출신 미국 유학생이던 흑인아버지와 캔자스주 출신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한 어머니와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4년간 지내는 등 다인종적인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 이념이나 세대차의 간극도 크다. 71세의 매케인은 백인으로 알 카에다 같은 이슬람 무장세력에게 결코 굴복할 수 없다는 신념에 찬 매파이며, 미국 역사상 최고령 초선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다. 반면 46세의 오바마는 흑인으로 이라크전의 조기 종전을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 역사상 최초의 소수인종 대통령을 꿈꾸고 있다.

아버지-아들 뻘인 매케인과 오바마의 관계는 2004년 미 상원의 ‘의원 윤리법안’ 상정 때 양당 협상대표로 만나면서 시작됐다. 초선인 오바마 의원은 처음에는 당적을 뛰어넘어 매케인의 의견에 찬성했으나 결국 당론을 따르기로 마음을 바꿨다. 이를 놓고 2006년 상원에서 매케인은 오바마를 “표리부동하다”고 비난했고, 오바마는 매케인이 “신경질적”이라고 맞받았다. 이후 두 사람은 사진촬영 때를 제외하고는 웃으며 만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케인은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직후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던 미국은 극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둘 사이에는 올바른 변화와 잘못된 변화, 전진하느냐 퇴보하느냐의 차이가 존재한다”며 오바마의 경험미숙을 공격했다. 반면 오바마는 “일부에서 매케인에 대해 초당파적이니 새롭다니 표현하지만, 결국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전혀 변화를 불러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 후보는 중동 문제 해법 등 외교정책, 감세 등 경제정책, 낙태ㆍ공교육ㆍ건강 보험 등 사회문제 대부분 이슈에서 상반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 AP의 4월 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3분의1이 자신을 보수적이라고 생각했으며, 진보적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한 유권자는 4분의1이었다. 이는 정책면에서 ‘진보’와 ‘보수’의 양 극단에 서있는 두 후보가 다수의 중도적 성향 유권자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AP는 정책 대결만큼 매케인의 경우 나이, 오바마에게는 인종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AP의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매케인의 나이에 대한 우려는 줄어든 반면 오바마의 인종에 대한 반감은 별로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흑인 대선후보에 대해 반감을 가졌던 유권자중 13%만이 올해 4월 오바마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매케인의 나이를 우려했던 유권자중 51%가 매케인을 지지한다고 마음을 바꿨다.

결국 앞으로 5개월간 누가 더 공약뿐 아니라 개인적 약점을 신뢰감으로 바꾸는 데 성공하느냐가 차기 백악관 주인을 결정하는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