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은 사전에 의제를 조율하지 않은 채 진행된 실무형 회담이었던 탓에 눈에 띄는 합의사항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첫 국방장관 회담인 데다, 4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열려 새로운 현안을 타개하기보다는 양국 정상 간 합의 내용을 재확인하고 추진 방향을 점검하는 성격이 강했다.
이상희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주한미군을 현 수준(2만8,500명)으로 유지하는 것이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크게 기여하며, 이를 준수키로 한다”고 합의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주한미군 감축 중단에 대해 양국 국방장관이 최종 확인한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 미측은 이와 관련, 연내 철수설이 제기되기도 했던 주한미군의 공격용 아파치 헬기 부대에 대해서도 잔류방침을 명확히 했다.
게이츠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배치된 아파치 헬기 부대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내린 바 없으며 조만간 그럴 계획도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두 장관은 또 한미 정상이 한미동맹을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한 것에 유의하면서 이를 위해 긴밀히 협의키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국 외교ㆍ국방당국이 ‘21세기 한미 전략동맹 미래 비전’ 문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이 선언문을 작성하는 데 긴밀히 협의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협의 중인 미래비전 선언문은 1996년 미일 신안보선언과 유사한 것으로, 7~10쪽 분량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선언문에는 기존 전통적 안보동맹에서 공동가치를 수호하는 포괄적 동맹으로의 전환과 한반도에 국한된 동맹에서 역내 공동이익 및 양국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으로의 전환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비분담금과 관련, 미국 측은 방위비분담금 협상 조기타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으며 우리 측은 “방위비분담금 문제는 국회와 연계되어 있어 18대 국회에서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장관은 이어 한반도 안보환경이 매우 안정적이라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주고 미군 장병의 삶의 질과 인적 자원의 수준 제고를 위해 현행 1년인 미군의 근무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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