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수입과 왕성한 소비력을 갖춘 30대 '뉴 써티'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이끄는 소비 주체로 각광 받고 있는 요즘 뮤지컬계 역시 30대의 활약이 눈부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20대 배우들로 넘쳐 났던 뮤지컬 무대를 30대 배우들이 다시 장악하고 있는 것. 이들은 원숙한 연기로 극에 안정감을 불어 넣으며 침체 일로에 있던 뮤지컬계의 부활을 주도하고 있다.
단연 활약이 돋보이는 배우는 정성화(33)다. 2004년 <아이 러브 유> 로 뮤지컬 배우의 입지를 다진 정성화는 지난해 <맨 오브 라만차> 에서 뮤지컬계 최고의 티켓 파워를 지닌 조승우와 더블 캐스팅돼 전혀 밀리지 않는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현재 공연 중인 <굿바이 걸> 에서는 한층 물오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굿바이> 맨> 아이>
'자연스럽고 정감 있는 연기'로 호평을 얻고 있는 정성화는 8월에 있을 <맨 오브 라만차> 재공연에 다시 한번 돈키호테로 설 예정이다. 정성화와 번갈아 가며 <맨 오브 라만차> 의 돈키호테를 연기할 류정한(37) 역시 출연작 마다 인기를 견인하는 뮤지컬계 부흥의 주역이다. 맨> 맨>
지난해 상반기 히트 뮤지컬로 꼽히는 <쓰릴 미> 와 하반기 인기작인 <스위니 토드> 에 출연해 '히트 제조기' 역할을 톡톡히 한 그는 최근에는 'B급 코믹 호러'를 표방하는 <이블 데드> 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으며 28일 개막하는 <쓰릴 미> 앙코르 무대에도 다시 설 예정이다. 쓰릴> 이블> 스위니> 쓰릴>
30대 여배우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신영숙(33)은 9월에 공연되는 뮤지컬 <캣츠> 한국어 버전 오디션에서 가수 옥주현과 함께 여주인공 그리자벨라 역을 따 내 하반기 뮤지컬 부흥을 책임지게 됐다. 캣츠>
연기 경력 10년 만에 뮤지컬계의 새로운 디바로 떠오른 것. 최근 <헤어스프레이> 와 <나쁜 녀석들> 에서도 감초 연기로 사랑을 받은 그는 <캣츠> 캐스팅 발표회에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기적처럼 영광스러운 작품이 다가왔다"면서 "명작의 명배역인 그리자벨라를 맡아 명연기를 선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감격해 했다. 캣츠> 나쁜> 헤어스프레이>
7월에 공연될 국내 초연작 <씨 왓 아이 워너 씨> 에 출연하는 김선영(34)이나 역시 7월로 예정된 <시카고> 의 배해선(34) 등도 30대에 접어들면서 20대 때보다 더 주목 받고 있어 올 하반기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들이다. 시카고> 씨>
지난달 말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한 뮤지컬 <컴퍼니> 는 30대 배우들의 관록 있는 연기의 정점을 보여준 작품이다. 원작자 스티븐 손드하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까닭에 관객의 반응은 엇갈리지만 주인공 로버트 역의 고영빈(35)을 비롯해 양꽃님(35) 유나영(33) 민영기(35) 등 30대 배우들의 연기에는 칭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컴퍼니>
<컴퍼니> 연출가 이지나씨는 "이번 캐스팅은 무대를 안정감 있게 받쳐 줄 기품 있는 배우를 찾는 데 주안점을 두고 30대의 검증 받은 배우들을 대거 무대에 세웠다"고 말했다. 컴퍼니>
7월에 무대에 오르는 <갬블러> 의 출연진도 이건명(36) 등 30대 이상 배우들 일색이다. 연출가 김재성씨는 "스타급의 젊은 배우들이 공연 티켓 판매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갬블러> 는 욕망과 갈등, 사랑과 배신 등 인간의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스토리가 강한 공연이기 때문에 기본이 탄탄하게 다져져 있는 연륜 있는 배우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캐스팅 배경을 소개했다. 갬블러> 갬블러>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뮤지컬계에 등장해 30대로 접어든 배우들이 연기에 원숙함을 더하고 있다"면서 "적합한 배우가 없어 국내에 소개되기 어려웠던 인생의 철학이 담긴 작품까지 한국에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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