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 두산의 상승세 중심에는 김현수(20)와 고영민(24)이 있다. 프로축구 대구의 이근호(23)는 지난해부터 국가대표 공격수로 발탁되는 등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2군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철저한 무명 출신이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80년대 중반부터 구단별로 2군을 운영했으며, 90년 정식으로 2군 리그를 창설했다. 1983년 닻을 올린 프로축구 역시 90년 2군이 창설돼 1군의 젖줄 노릇을 하고 있다.
프로농구가 출범 12년째를 맞았다. 1997년 원년 멤버인 이상민(36ㆍ삼성) 우지원(35ㆍ모비스) 문경은(37ㆍSK) 등이 아직까지도 농구 인기의 견인차다. 이들의 탁월한 스타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유망주를 길러내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야구나 축구처럼 무명선수가 2군을 통해 스타로 거듭나는 성공스토리는 농구에서만큼은 남의 나라 얘기다.
올해 초 프로농구연맹(KBL)과 각 구단이 뒤늦게 2군 출범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수련선수로 KCC에 입단해 최고의 식스맨으로 자리잡은 이중원(25)이 좋은 촉매제가 됐다.
그러나 각 구단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키면서 2군 창설은 물거품 위기에 놓였다. 일부 구단에서는 선수 수급과 예산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2개 구단이 1개 팀을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적다.
한 구단 관계자는 "10개 구단 모두 입으로는 2군의 필요성을 말하지만, 뒤로는 이해타산을 따지기 급급하다 보니 2군 창설이 늦어지는 것"이라며 "일을 주도적으로 처리해야 할 연맹은 주판알만 튕기며 구단들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4일 KBL 이사회(단장들의 모임)가 열린다. 연내 2군 창설 여부가 사실상 이날 결정된다. KBL과 10개 구단이 농구 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허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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