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사우스다코타, 몬태나주 경선을 끝으로 장장 5개월 동안 계속됐던 민주당 경선이 끝난다. 미 선거사상 처음으로 흑인과 여성이 백악관행 후보 티켓을 쥐기 위해 격돌한 민주당 경선의 키워드는 ‘변화’였다. 초선의 상원의원이자 흑인인 버락 오바마 후보가 일천한 경력과 인종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돈ㆍ조직ㆍ명성 등 선거의 3박자를 갖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따돌릴 수 있었던 것은 바뀌지 않으면 민주당호는 침몰하고 말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열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꿨던 힐러리 후보는 끝내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같은 티켓이라는 기득권의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했다.
흑인 후보 탄생은 그 자체로 미국 정치의 혁명으로 기록할 만하다. 오바마는 선거과정에서 인종문제가 더 이상 백악관행의 장애가 될 수 없음을 웅변했다. 흑인의 절대적 지지와 백인 지식인층의 적극적 응원은 앞으로 미국 사회에 불 변혁의 예고편이라 할 수 있다.
경선 초반 승부가 결정된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은 5개월여 동안 피 말리는 승부를 이어오면서 미 유권자들의 관심을 붙잡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선거전이 길어지면서 민주당은 많은 것을 잃어야 했다. 무엇보다 두 후보의 치열한 승부로 빚어진 당내 분열상은 민주당에 엄청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힐러리 지지자 상당수가 “차라리 매케인 후보를 찍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두 캠프 사이에 감정의 골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인종 표심’은 경선 막판에 더욱 뚜렷해지면서 오바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대형주와 스윙(민주ㆍ공화 중립 성향)주에서의 약세도 오바마가 뛰어넘어야 할 숙제이다. 오바마는 흑인 유권자의 90% 이상을 휩쓸었으나 백인은 고학력 부유층을 중심으로 40% 내외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히스패닉계, 노동자 계층, 저소득층, 노인층에서는 힐러리에게 일방적으로 밀렸다.
때문에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가 본선 경쟁력을 좌우할 것은 분명하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 펜실베이니아 등 힐러리 후보에게 패했던 대형주의 표심을 확실하게 다시 붙잡는 것도 백악관 탈환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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