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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재보선 이후 정국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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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재보선 이후 정국 시나리오

입력
2008.06.0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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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치러지는 6ㆍ4재보선은 쇠고기 파동으로 위기의 정점에 선 한나라당이 기사회생할지,아니면 철저히 국민의 심판을 받을지가 관심이다. 기초단체장 9명과 광역ㆍ기초의원 43명을 뽑는 지방선거지만 새 정부 출범 후 첫 재보선이어서 이명박 정권 초기 국정운영에 대한 종합평가의 성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서울 강동구, 인천 서구, 경기 포천시 등 수도권 3곳의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를 이번 재보선 승패를 결정짓는 가늠자로 여기고 있다. 때문에 3곳의 결과가 어떤 조합으로 나타나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은 판이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촛불 민심’에 상당히 초조한 기색이다. 한나라당은 내부적으론 “솔직히 총선에서 승리한 강동구 서구 포천시 등 수도권 3곳을 다 이겨야 정상이다. 1곳만 내줘도 참패”라고 말하고 있다. 민주당은 “강동구에서 백중우세로 뒤집었지만 투표율이 높지않으면 초박빙이다. 여기서라도 재보선 전체에서 이긴 것”이라고 ‘엄살’을 펴고 있다.

수도권 3곳 중 강동구 서구를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이명박 정권은 시작부터 치명상을 입게 된다. 쇠고기 파동의 책임자는 사실상 이 대통령 자신이라는 측면에서 국정 장악력의 급속한 훼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실제로 한나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되 밟는 것이다. 우리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152석의 과반을 얻었지만 이후 재보선에서 연패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이번 재보선은 7월 전당대회 경선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통령에게 말할 것은 말하는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안정적 계파 관리’를 표방한 박희태 대표 추대 흐름에 제동이 걸릴 개연성이 있다.

물론 민주당은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의 연패사슬을 실로 오랜만에 끓고 새 출발의 확고한 기반을 다지게 된다.

반대로 수도권 3곳을 한나라당이 석권할 경우 정부 여당은 쇠고기 정국을 수습국면으로 전환하는 일정한 계기를 찾게 된다. 수도권의 지지기반을 재확인한 만큼 이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자신감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민주당으로선 최악의 경우다. 쇠고기 파동 등 총체적 국정난맥상의 호기를 맞고도 패함에 따라 사실상의 패닉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손학규 대표 책임론이 불거지거나 7월 전당대회에서 노선투쟁이 격화할 것이고, ‘선명 야당’‘강한 야당’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때문에 민주당 핵심인사는 “민심이 정권에 등을 돌린 사실은 느끼지만 정치권에 대한 관심과는 별개”라며 ‘낮은 투표율에 따른 패배’가능성을 미리 대비했다.

수도권 승부가 한나라당 2석, 민주당 1석으로 끝날 경우 수도권 교두보를 마련한 민주당은 내심 만족하면서 원내로 복귀해 18대 개원 협상이 실마리를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석원 기자 사진= 고영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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