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유가 급등 속에 가스 가격마저 오르는 등 에너지 물가 인상의 후폭풍으로 공공요금 인상 도미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정부가 물가 안정 차원에서 그동안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왔기 때문에, 서민들이 체감하는 충격파는 앞으로 훨씬 클 전망이다.
1일 자동차용 부탄가스는 ℓ당 1,000원대를 넘어섰다. 서울 강동구의 한 LPG(천연석유가스) 충전소는 이날 자동차용 부탄가스 가격을 ℓ당 1,038원으로 전날보다 8%(78원) 올렸다. LPG를 수입ㆍ국내 공급하는 SK가스와 E1이 프로판가스와 부탄가스 공급가격을 각각 12%, 9% 이상 인상했기 때문이다.
경유와 휘발유도 전국 평균가격이 ℓ당 1,900원대를 넘어서며 2,000원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경유와 휘발유는 하루만에 ℓ당 5원, 3.8원씩 올라 각각 1,908.62원, 1,900.78원을 기록했다. 경유와 휘발유 가격은 앞으로 더욱 오를 것이어서 전반적인 공공요금 인상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LNG(액화천연가스)로 공급되는 도시가스와 전기요금도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급증으로 하반기 줄줄이 인상 대기 중이다. 정부와 한국도시가스공사는 올들어 동결 상태인 도시가스 요금을 내달 20% 가량 인상할 방침이다. 전기요금도 내달 정부가 요금체계를 개편하면서 가정용을 중심으로 인상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차관도 최근 “전기요금의 경우 지난해 7.6%, 올 상반기 5.5% 인상 요인이 발생해 이를 올해 안에 반영할 수 밖에 없다”며 “가정용의 경우 원가에 근접시키는 등 전기료 인상 시기와 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유, LPG 등을 쓰는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도 대폭 오를 전망이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유가 인상에 따른 요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선 30% 감축 등 자구책을 강구하겠다”며 정부에 요금 인상을 요구했다. 버스업계는 정부에 요금을 12.4~19.2% 올려줄 것을 이미 요구했다. 버스요금이 인상되면 LPG가격 상승으로 한층 어려워질 택시업계도 요금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설 것을 보인다. 항공요금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인상할 방침이다. 게다가 항공업계는 국내선에도 유류할증료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어서, 김포-제주 노선 가격이 10만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시내버스 상하수도 쓰레기봉투 등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공요금 인상도 이제 시간 문제다.부산시는 3년간 동결된 택시요금을 20% 가량 인상하는 등 택시, 시내버스 요금을 올 하반기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눈치만 보고 있던 다른 지자체의 공공요금 인상도 봇물 터지듯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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