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스 쿠티에레즈 미국 상무장관이 통상문제 협의차 베이징 방문 중 중국측이 미국 협상단이 가져간 노트북컴퓨터의 파일들을 몰래 복사한 혐의에 대해 미국 수사당국이 조사중이라고 AP 통신이 29일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쿠티에레즈 장관 방중 당시 미국 협상단 일행이 잠시 노트북 컴퓨터를 남겨두고 자리를 떠난 사이 있었으며 이 때 복사된 정보를 이용해 상무부 컴퓨터에 대한 해킹도 시도됐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ㆍ중 사이의 통상 협상이 본격화하고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얼마남지 않은 미묘한 시기에 불거져 나와 양국관계에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 국방부ㆍ국무부ㆍ상무부는 2006년 7월 이래 여러 차례 있었던 정부 내 전산망 보안체계에 대한 공격이 대부분 중국측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다.
최근에도 베이징을 다녀온 쿠티에레즈 장관은 AP 통신에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리치 밀스 상무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국토안보부 산하 미국전산응급대응팀(US-CERT)은 쿠티에레즈 장관이 지난해 12월 중국 방문에서 돌아온 후 상무부에서 발생한 데이터 불법침투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 3차례나 출동했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지금까지 문제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어떤 정보가 복사됐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 관리가 노트북 컴퓨터를 잠시 방치해두는 것이 정부 규정에 어긋나는지 여부도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최신 장비로는 노트북 컴퓨터 속 파일을 모두 복사하는데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관리가 중국에 가져가는 컴퓨터 속에 비밀자료를 담아뒀다면 아주 이례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고위 정보요원은 “최근 미국인 사업가가 베이징 출장을 다녀와서 자신의 개인휴대통신(PDA) 장비에 원격조정 스파이웨어가 숨어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 사업가는 자신이 공항 검색대를 나와 호텔에 도착하는 잠깐 동안에 그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베이징 출장을 다녀오면 즉시 휴대폰을 버리라고 권고하고 있다” 밝혔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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