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린 촛불집회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경찰이 여성 시위자를 군홧발로 짓밟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돼 파장이 일고 있다. 경찰은 동영상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즉각 자체 감찰과 진위파악에 나섰다.
1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 공개된 동영상에는 지난달 31일 밤과 1일 새벽 촛불 거리시위 도중 경찰이 시위대를 가로막기 위해 세워 놓은 경찰버스 앞에서 20대 초반 여성을 폭행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
동영상에는 경찰과 시위대가 섞여 몸싸움을 벌이던 중 한 전경 대원이 문제 여성의 머리채를 잡아 바닥에 쓰러뜨린 뒤, 머리 부위를 2차례 걸쳐 군홧발로 짓밟고 걷어차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갑작스런 폭행을 당한 이 여성은 비명을 지르며 버스 밑으로 몸을 굴려 숨었고 이후 상황은 경정 계급장을 단 경찰관이 카메라를 막아서 더 이상 촬영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경찰청이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자에 대해 징계, 인사조치, 사법처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 공개된 또다른 동영상 가운데에는 한 전경이 신경전을 벌이던 시위 참가자를 방패로 찍고, 뒤따라간 촬영자에게 욕설을 퍼붓는 장면이 담긴 것도 공개돼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들 동영상을 서로 퍼나르며 동영상에 등장한 경찰관의 얼굴, 이름과 소속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경찰청과 청와대 홈페이지에 항의성 글을 남기고 있다.
경찰이 시민들의 시위현장 동영상 제작을 의식해 전경들에게 특별 교육시키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도 공개됐다. 세계 최대 동영상 UCC(손수제작물)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있는 동영상에는 시위진압 출동을 앞두고 전경부대 지휘관이 소속 부대원에게 “노약자, 여성, 장애인 때리는 모습이 찍히면 우리가 당한다. 그런 모습이 찍히면 빨리 채증을 하고 서로간에, 고참들이 커버를 해주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동영상이 게시된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시위대를 과잉 진압하는 경찰들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촛불만 든 시민을 이처럼 폭행하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해 관련 경찰관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측은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동영상들에 대해 배경 판독 등을 통해 진위조사와 경위 파악을 하고 있으며 사실로 드러나면 필요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