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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독설로 인기 끄는 '왕비호' 윤형빈 "실제론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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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독설로 인기 끄는 '왕비호' 윤형빈 "실제론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해요"

입력
2008.06.0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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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TV<개그 콘서트> (일요일 오후 10시5분) ‘2008 봉숭아 학당’의 피날레. 클레오파트라처럼 짙은 마스카라 화장을 하고, 쫄티와 핫팬츠를 입은 중성적인 한 남자가 음울하고 야릇한 배경음악을 깔고 처연하게 나타나 인기절정의 아이돌 그룹을 향해 독설을 퍼붓는다.

존재감 없는 개그맨에서 안티팬을 불러모으는 비호감 캐릭터 ‘왕비호(왕비호감의 줄인 말)’로 돌아온 윤형빈(28)이다. ‘이래도 될까.’ 뭇 사람들은 걱정하고 우려했지만 그의 차별화 전략은 성공했다. 1만 명의 안티 세력을 자신의 팬으로 탈바꿈 시킨 ‘왕비호의 반전’, 윤씨를 만나 인기 비결을 들어봤다.

_의상이 상당히 비호감인데, 어딘지 끌려요.

“패션 감각이 있는 비호감이랄까. 벨트, 쫄티, 핫팬츠, 부츠 다 여성용인데, 좀 멋스럽죠. 여자친구(개그맨 정경미)랑 3일 밤을 꼬박 동대문 시장을 돌아 마련했어요. 비호감 속에 호감이 묻어나야 돋보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표적인 비호감 캐릭터 ‘돌아이’ 노홍철씨도 정신없이 산만하지만 어른한테 예의 바르고 밝고 낙천적인 호감 요소가 있거든요.”

_독설치고 수위가 좀 어정쩡한 것 같은데.

“사실 너무 독한 건 못해요. 제 개그 철칙이 ‘절대 인신공격은 안 한다’예요. 인신공격이 아니라 독설 모양을 한 개그거든요. 잘 보시면 알겠지만 지금까지 무턱대고 ‘깐’ 게 없어요. ‘동방신기 좋아하세요? 난 별로.’ 당연히 동방신기를 안 좋아할 수도 있죠. ‘수퍼주니어! 근데 넌 이름이 뭐냐.’ 멤버가 13명이나 되니까 이름 모를 수도 있어요.”

_소녀시대는 진짜 안티를 불러 모았잖아요.

“네. 다른 팀 했을 땐 즐거워했는데, 소녀시대만 논란이 많았어요. ‘소녀시대, 너희 공부는 하니’라는 광고 카피를 바꿔서 ‘소녀 시대, 너희 학교는 가냐’로 바꾼 건데, 바쁘니까 학교 수업일수를 잘 못 채우겠다는 뜻이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멤버들 중에 대학에 간 사람이 거의 없더라고요. 학벌을 비유하는 걸로 받아들여졌나 봐요. 작은 뉘앙스 차이로 오해를 불러왔어요.”

_원래 독설을 잘하는 성격인가요.

“전혀 안 그래요.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이에요. 개그콘서트 담당 PD님도 의외라고 하세요.”

_비호감 캐릭터가 왜 뜨는 걸까요.

“못 보던 거니까, 신선하니까. 기존엔 방송에서 착한 사람들만 나오고, 김구라 선배님 같은 독설가를 볼 수 없었잖아요. 가식을 벗고 솔직한 모습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요.”

_비호감 개그로 죽 가나요.

“음악 밴드 개그를 하고 싶어요. 독학으로 작곡 공부를 10년 넘게 해왔거든요. 인터넷에 찾아보시면 제가 만든 마징가송이 있어요. 힙합 버전으로 쓴 것도 있고요. 제가 보컬을 맡은 락밴드도 결성했는데 곧 보시게 될 거예요.”

_개그맨 윤형빈의 꿈은 뭔가요.

“송해(KBS1TV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선생님 같은 최고의 MC가 되는 거요. 송해 선생님은 MC의 기본이자 최고 단계예요. 꼬마에겐 할아버지, 아주머니에겐 시아버지, 할머니에겐 아들, 이장님에겐 동네 친구. 무대에 올라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맞춰주고 ‘식구’가 되는 거죠.”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사진=원유헌 기자 youhon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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