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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슬아슬 촛불시위, 폭력과 사고 없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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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슬아슬 촛불시위, 폭력과 사고 없게

입력
2008.06.0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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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조금씩 도를 넘어서고 있다. 문화제가 길거리시위로 확산된 지 8일째인 지난달 31일 밤엔 경찰이 시위 진압용 물대포를 사용하기에 이르렀고, 일요일인 어제는 낮부터 시위가 벌어졌다. 이대로 상황이 악화한다면 물대포에 대응하는 시위대의 ‘자구책’이 나오지 않을 수 없고, 진압을 극복하기 위한 시위대의 ‘공격’까지 우려된다. 폭력과 사고를 유발하는 악순환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엊그제 주말엔 집회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서울과 부산에선 이미 불법시위로 번져가고 있다. 광주와 대구 울산 등 대도시에서도 촛불집회가 있었고, 시ㆍ군 단위의 중소도시에서까지 ‘촛불 문화제’가 열리기 시작했다. 어디까지 확산될지 가늠할 수 없다. 이런 집회는 길거리 시위와 ‘이명박 타도’ ‘청와대 진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쩌자는 것인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취임한 지 불과 100일인데 ‘타도와 진격’을 구호가 아니라 실행에 옮기겠다니 도를 넘어섰음이 분명하다.

우리는 평화적 촛불집회의 의미와 정당성을 인정한다. 그러기에 불순세력이 배후를 조종하고 있다는 공안당국의 태도는 지나친 것이었다고 지적했으며,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다소의 도로 점거와 교통방해마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여겼다. 시위대는 물론 경찰도 성숙한 인내심을 발휘해 왔다고 보았다. 또 이런 상황의 책임은 우선적으로 여권에 있다고 믿었기에 청와대와 정부에 괄목할 만한 수습책을 내놓으라고 거듭 촉구했다.

매사가 그렇듯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 그 동안 국민들은 쇠고기 수입 문제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의 실책과 과오를 충분히 지적했으며, 그 불만과 반감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 확실하게 보여 주었다. 정부의 새로운 대응을 기다리는 또 한 번의 인내심를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조만간 이명박 대통령이 민심수습책을 내놓을 모양이니, 이를 주시하여 냉정하게 평가하면 될 것이다. 반성하며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또한 촛불집회에 담긴 의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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