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보관리 교육을 했다. 대개는 강사가 “질문 있습니까”라고 하면 1, 2명이 손을 드는 정도인데, 유독 한 사람이 매번 손을 들었다. 심지어 직접 찾아와 묻기도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궁금한 게 있으면 즉각적으로 풀어야지 나중엔 다 잊어버리고 만다”고 답했다. 그의 노트는 더욱 놀라웠다. 건성건성 낙서나 하는 다른 사람의 노트와 달리 그는 강사의 말을 대부분 적고 있었던 것이다.
‘즉시 그리고 많이’는 정보관리의 생명이다. 이 원칙은 성공한 직장인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그들은 아이디어가 생각이 나는 대로 즉시 기록해 둔 메모광들이었다. 그리고 누구보다 많은 양을 기록했다. 어떤 생각이 들면, 혹은 누군가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머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빨리 펜을 잡고 손을 즉각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그렇다. 즉시 그리고 많이 기록하는 것이 정보관리의 시작이다. 무턱대고 무조건 즉각적으로 그리고 많이만 기록하라는 것은 아니다.
2002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다나카 고이치의 이야기는 정보관리의 방법에 대해 정곡을 찌른다. 대학을 졸업한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가 발견한 질량 분석은 우연한 발견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가. 1985년 2월의 어느날, 다나카는 실수 및 계산 착오로 비싼 코발트에 글리세린을 섞어 버렸고, 이 우연한 사건이 역사적인 발견으로 환골탈태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우연은 과학 세계에서 흔히 있는 말이다. 그래서 이를 설명하는 ‘우연한 발견’(Serendipity)이란 단어도 있다. 다나카는 노벨 화학상 수상 이후 “표주박에서 망아지가 나왔다”라는 겸손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정보관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연한 발견이나 행운은 인생의 뜻을 세우고 계속해서 정보를 누적하다가 만나는 여신(女神)이다. 이런 의미에서 행운과 우연이란 정보관리의 입장에서 보면, 한 방향 노력의 연속선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의 뜻, 즉 ‘한 방향 노력’이다. 재테크 취미 자기개발 등의 잡다한 정보관리가 아니라 인생의 뜻에 맞는 한 방향 노력 말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질문 해보자. “나는 인생의 뜻을 무엇으로 세웠는가, 그리고 그 방향에 맞게 정보를 지속적으로 누적하고 있는가.”
코오롱 인재개발센터 컨설턴트(www.biztalk.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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