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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드라마 "토·일요일은 밤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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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드라마 "토·일요일은 밤이 좋아"

입력
2008.06.0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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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나갈 곳도 없다. 외출한 자식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남편(혹은 부인)과 단둘이 저녁 식사를 하고 나니 왠지 마음 한 구석이 휑하다.”

40, 50대 중ㆍ장년층이 주말 저녁에 TV 앞을 지키는 이유다. 요즘 주말 오후 지상파 3사 TV프로그램들을 보면 ‘중년 타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오후 8~9시에 방송되는 가족 드라마가 전부였지만 최근엔 가족 드라마에 이어 다양한 소재의 중년 드라마를 연속 편성하는 등 주말 오후는 자정까지 중년 프로그램으로 꽉 찬다.

KBS2TV는 <엄마가 뿔났다> (오후 7시55분)에 이어 정치 사극 <대왕 세종> (오후 9시5분)을, SBS는 <행복합니다> (오후 8시50분)에 이어 불륜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 (오후 9시55분)을 연속 방송한다. MBC도 <천하일색 박정금> (오후 7시55분)에 이어 중년부부의 위기를 다룬 <달콤한 인생> (오후 10시35분)을 내보낸다.

중년 시청자를 사로잡는 드라마의 소재도 다양해졌다. 방송 3사의 주말 오후 8시, 9시대 가족 드라마는 가족간의 갈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엄마가 뿔났다> 는 소시민 대가족을 꾸려 나가는 엄마(김혜자)의 독백을 중심으로 들쭉날쭉한 삶을 살아가는 자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행복합니다> 는 재벌과 평범한 소기업 가정을 중심으로 젊은 남녀 3쌍의 결혼에 얽힌 갈등을 그린다.

가족 드라마에 이어 방영되는 <대왕 세종> , <조강지처클럽> , <달콤한 인생> 의 색깔은 더욱 다양하다. <대왕 세종> 은 복잡한 정치 역학관계 속에서 합리적인 리더십을 펼쳐나가는 세종 임금을 그린 무게감 있는 정치 사극이다. <조강지처 클럽> 은 중년 부부의 불륜과 가정 해체 과정을 다뤘다. <달콤한 인생> 은 불륜 드라마에 살인이라는 미스터리 요소를 섞은 참신한 형식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KBS2TV의 경우 중년 드라마가 끝난 오후 11시 시간대에 부부를 위한 성인 토크쇼까지 끼워넣었다.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 (오후 11시25분)에는 잉꼬 부부로 알려진 연예인 부부가 출연해 적나라한 가정생활을 폭로한다. 얼마 전엔 가수 노사연씨가 출연해 남편 이무송과의 애증 섞인 결혼생활을 털어놓으며 중년층의 공감대를 끌어냈다.

주부 방송문화평론가 정석희씨는 주말 오후 ‘중년 타임’ 활성화에 대해 “젊은 사람들은 주말 저녁이 되면 대부분 외출을 하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있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 해서 본다”며 “방송사 입장에선 이 시간대에 비교적 고정적으로 TV를 보는 중년 시청자를 겨냥한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것이 안정적인 시청률 전략이 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엄마가 뿔났다> , <조강지처 클럽> 등 중년 드라마는 30%를 웃도는 상위권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방송계에선 이 같이 두꺼워진 주말 오후 중년 시간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시청자만 잡으려고 하다 보면 새로운 시청자를 확보하지 못하고 드라마 소재가 중년층의 입맛에 맞게 한정될 우려가 있다”며 “이 같은 쏠림 현상보단 다양한 시청자를 공략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과 소재를 발굴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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