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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심리학 석학, 호건 박사, 리더의 성격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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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심리학 석학, 호건 박사, 리더의 성격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

입력
2008.06.0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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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나 기관을 이끄는 리더 중 65~75%가 원하는 경력 목표에 이르기 전에 낙오한다. 실패 원인은 이들이 리더가 갖춰야 할 특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바람직하지 못한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성격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로버트 호건(70) 호건어세스먼트시스템 대표가 최근 한국능률협회(KMA) 주최 ‘대한민국 리더십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호건 박사는 사람의 성격이 밝고, 어둡고, 깊은 내면(The Inside) 등으로 나뉘어진다고 본다. 밝은 면은 사람의 일상적 행동에 영향을 미쳐 리더들의 행동을 달라지게 하고 조직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반면, 어두운 면은 개인 능력과 업무 수행, 대인관계를 저해하는 특성으로, 스트레스나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주로 나타난다. 정상적 성격의 양극단에 위치해 성실한 사람도 너무 극단적으로 성실하면 일 중독이나 강박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장기적으로 성과를 저해하고 대인관계의 축소를 가져와 실패 가능성을 높인다. 성격의 깊은 내면은 개인의 가치와 동기, 흥미 등 사람들이 무엇을 중시하고 어떤 일을 할 때 재미를 느끼게 되는지를 나타내는 특성을 말한다.

호건 박사는 오랜 연구를 통해 바람직하지 못한 11가지 특성을 찾아냈고, 이를 진단할 수 있는 호건개발검사(HDS)를 개발했다. HDS는 성격의 밝은 측면을 진단하는 HPI(호건성격검사)와 깊은 내면을 진단하는 MVPI(동기, 가치, 흥미 검사), 리더십 개발과 평가를 위한 도구로 전 세계에서 매년 50만명에 적용된다. 호건 박사를 만나 성격과 리더십 스타일의 연관 관계에 대해 들어봤다.

-자기 성격 파악도 쉽지 않은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성격을 예측할 수 있나.

“사람의 마음 속에는 여러 가지 성격 특성이 있다. 자신의 성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주변 사람들이 그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있다. 특히 직장에선 성격에 대한 자신의 이미지보다 다른 사람들의 판단이 더 중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세가지는 사랑과 인정, 권력, 그리고 미래에 대한 예측이다. 반면, 사람들 간에도 차이가 있다. 어떤 사람은 새롭게 변화된 상황에 금방 적응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것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두려워한다. 사람을 다르게 만드는 요인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있다. 이 중 유전적 요인이 훨씬 강력하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손을 열심히 씻게 할 수는 있지만, 만약 부모들이 없을 때는 아이들이 손을 안 씻는 경우가 많다. 결국 환경적으로 그렇게 만들 수는 있지만, 본능을 따라가는 것을 보면 환경적 요인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본다.”

-리더십과 성격은 어떤 관계가 있나.

“리더십이 높을 것으로 측정된 사람들은 실제 현장에서도 리더십을 잘 발휘했다. 예컨대 던킨도너츠와 스타벅스 같은 서비스 업종에서 매장을 관리하는 지점장들의 성격을 조사해 보니 특정 성격을 가진 리더가 있는 매장의 매출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의 성격이 전체 조직의 이익을 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사장이나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의 성격에 대해 우선 알아봐야 한다.”

-리더십을 정의한다면.

“리더의 의미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누가 그 직무를 맡는가’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미국의 리더라고 얘기하지만, 실제는 미국 국정의 책임자이지 리더는 아니다. 정말 옳은 의미의 리더는‘조직이나 팀이 성과를 내기 위해 조직을 잘 만들고 최종적으로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스포츠의 리더십은 팀을 잘 이끌어 이기는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고, 실제 좋은 리더는 어디를 가든지 그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리더십 있는 성격의 특성은 어떤 것인가.

“리더십에는 4가지 특성이 있다. 첫째, 실질적으로 조직을 위해 일을 하고 무엇을 할 지를 다른 사람에게 얘기해 줄 수 있으며 언제 해야 할 지를 정확히 알려줄 수 있는 통합력이 있어야 한다. 둘째, 해야 할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판단하고 의사 결정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셋째, 자기 혼자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좋은 역할 모델이 돼주는 사람이다. 넷째, 비전과 예측력을 가진 사람이다.”

-리더들은 개성이 매우 강하다. 불도저처럼 밀어붙여 성과를 내는 사람도 있고, 사람들을 감동시켜 성과를 내는 사람도 있다. 이런 점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나.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방식의 리더는 단기간에 이익을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조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4가지 특성을 가진 리더는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미국의 대기업 類觀隙?성과제와 분기별 성과평가를 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회사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좋은 리더가 되지 못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특성 때문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우선 권한의 남용이다. 거만하고 너무 자신감에 차 있는 것도 문제다. 엔론이 망했던 이유는 재무책임자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상사의 권위에 지나치게 복종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스스로의 의사 결정보다는 위로부터의 권위에 무작정 복종하는 것은 리더십의 부재 때문이다.”

-한국에서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조언은.

“한국의 강점은 시스템적으로 잘 돼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 체계, 또 지나치게 복종하는 태도는 결과적으로 산업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미래의 자산이 혁신에서 나온다면 그런 토양을 좀 더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호건 박사는?

미국 U.C.버클리대에서 심리 측정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호건어세스먼트시스템 회장. 그 동안 300편이 넘는 논문과 저서 등을 통해 ‘사람들의 모든 행동은 그 사람의 성격에 의해 결정되며, 리더의 행동 또한 예외일수 없다’는 주장을 펴왔다. 특히 그의 저서 ‘성격심리학 핸드북(Handbook of Personality Psychology)’은 세계적인 성격심리 분야의 바이블로 평가 받는다. 그는 지난 30년간 성격과학을 리더십 분야에 적용하는 데 주력해왔으며, ‘사람의 성격을 알면 그의 리더십 스타일을 알 수 있다’며 ‘리더십 스타일’이론을 정립하기도 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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