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녀PB들의 수다] '부자 동네' 강남 증권사 여성 PB 센터장들이 일과 부를 말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녀PB들의 수다] '부자 동네' 강남 증권사 여성 PB 센터장들이 일과 부를 말하다

입력
2008.06.03 00:26
0 0

서울 강남은 누가 뭐래도 돈이 넘치는 부의 노른자위다. 금융회사로선 절대 놓칠 수 없는 요충지다. 프라이빗뱅킹(PB)의 발호는 강남을 텃밭으로 일구려는 전략의 일환. 1990년대 중반 은행권에 이어 최근 몇 년 새 증권사가 PB에 공들이는 것도 단순 위탁매매에서 종합 자산관리로 영역을 넓히려는 포석이다.

특히 몇몇 중대형 증권사는 강남에 첫 PB센터를 내면서 ‘1호 지점장’으로 여성을 앉혔다. “여전히 남성이 다수인 은행권 PB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능력과 성별은 별개, 그저 돈 많은 강남아줌마만 상대한다고 여기면 오산이다.

현재 강남의 증권PB센터엔 3인의 여성 지점장이 있다. 김종민(교보 강남PB) 이명희(한화 서초G-Five콘체른) 현주미(굿모닝신한 명품PB강남) 센터장이 지난달 27일 밤 어렵게 자리를 함께 했다. 모두 화려한 내공의 소유자다. 세 미녀들의 수다에 초대한다.

◆현주미= 증권PB를 찾는 고객은 은행PB를 찾는 층보다 공격적이죠. 직접투자(주식) 비율을 80% 정도 유지하면서 시장의 극심한 변동을 오히려 롤러코스터처럼 즐기는 분도 많아요. 특히 증권PB는 상품소개에 그치지 않고 직접 고객의 돈을 운영하는 현장감이 묘미죠. 70이 넘은 고령자부터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고위공직 퇴임자 등 지역 나이 성별을 가리지 않아요. 전국구인 셈이죠.

◆김종민= 제 고객은 40대 후반~50대가 많아요. 부부를 함께 상대하는 경우도 있는데, 각자 따로 찬 호주머니까지 파악해야 할 정도로 가족에 대한 모든 걸 알아야 하지요. 결국 부자들의 고민은 세무와 상속으로 귀결되니까요. 수익률은 따라오는 결과라고 생각해요. 그보다 미래 가족관계까지 염두에 둔 재무 및 세무 등의 시뮬레이션에 집중하죠.

◆이명희= 부자 고객들은 해당 변호사나 세무사가 다 있어서 각 분야에 훤하죠. 그런데 연결이 잘 안 돼요. PB의 역할은 각 분야를 하나의 컨설팅으로 잇는 거라고 봐요. 포트폴리오 설명은 솔직히 5분이면 끝나요. 부자 고객들이 진짜 바라는 건 고객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것이라고 봐요.

◆김종민= 고객이 고객을 만들죠. 저에게 만족하고 신뢰한 고객은 주변 사람과 같은 배를 타고 싶어해요. 최고의 수익률은 늘 자신 없다고 말합니다. 다만 질문에 막힘 없이 대답하는 전문성과 성실성이 어필하는 것 같아요.

◆이명희= 저는 보다 전투적이에요. 일단 맘먹으면 해당 고객의 업체정보를 이 잡듯 뒤져요. 그리고 몇 달간 경쟁업체 현황, 재무 상태 등이 담긴 제안서를 만들죠. 마치 직원처럼. 그걸 들고 찾아가면 놀랍니다. 은행PB는 절대 못하는 거죠.

◆현주미= 제 발로 찾아오는 고객은 많지 않아요. 네트워크를 활용하죠. 지방출장도 마다하지 않고, 고령의 어르신은 직접 모셔오기도 해요. 대를 잇는 인생의 동반자가 궁극적인 목표 같아요. 그래서 육아를 책임지는 여성으로선 불리한 면도 있죠. 그걸 잊기 위해서 일단 전장에 나오면 집을 잊어요.

세 사람은 주식을 ‘격렬한 사랑을 나누는 연인’ 혹은 ‘힘이 펄펄 넘치다가도 시름시름 앓는 생명체’에 비유했다. 하지만 시장의 중장기 전망은 밝다는 게 공통된 의견. 대신 “상품에 투자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 의외의 상승이 시작될 것”(현 센터장), “2010년 퇴직연금시장이 열리기 때문에 장기투자 관점에서 대형주 블루칩을 살 때”(이 센터장), “평생 시장에 참여할 생각이라면 기회가 올 것이지만 아직은 병증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것 같다”(김 센터장) 등 각론에선 차이가 났다.

포부는 비슷하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독립PB를 세우는 일이다. 허리가 굽고 백발이 성성해도 고객의 진정한 ‘인생의 동반자’가 되는 것. 모든 PB의 꿈이기도 하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사진=신상순기자 ssshin@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