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1월 18일, 다소 쌀쌀한 바람이 불었지만 화창한 날이었습니다. 금강산 첫 관광선이 장전항에 들어와 첫 뱃고동을 울리던 역사적인 그 날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현대아산 윤만준(63) 사장은 금강산호텔 12층 하늘라운지에서 가진 한국일보ㆍ석세스TV와의 인터뷰에서 금강산 관광 초기 비사를 소개하며 감정이 복받친 듯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금강산 관광 시작 10년 만에 북측 땅에서 하는 첫 공식 인터뷰. 그간 북측과 겪은 말 못할 고민과 애환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지 그의 눈시울은 한동안 붉어져 있었다.
윤 사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 떼 방문 이후 지난 10년간 금강산 관광은 두 차례나 45일간 문을 닫는 등 중단 위기가 숱하게 많았지만 국민과 남북 당국이 ‘금강산만은 계속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기에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다”며 모든 공을 국민에게 돌렸다.
윤 사장은 ‘금강산 관광 10년’은 남북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만해도 북쪽 땅을 밟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DMZ를 넘어 북쪽 사람들과 접하고 생활하면서 서로를 느끼고 있습니다. 착각도, 오해도 많았고, 그것으로 낭비와 곡해, 쓸모없는 다툼도 많았지만 금강산 관광이 이런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냈습니다. 민족사적 의미는 값으로 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윤 사장은 금강산 1만2,000봉 중 최고봉인 비로봉 관광이 늦어도 6월 중순에는 시작될 것이라고 처음 공개했다. 그리고 배를 타고 해상에서 하는 총석정 관광도 올해 안에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로봉 관광은 답사를 마치고 북측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야 한다는 합의를 이룬 상태라 늦어도 6월 초ㆍ중순에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석적 관광과 관련해 그는 “지금까지의 산악관광 중심에서 벗어나 앞으로 호반관광, 해변관광으로 코스를 다양화할 계획”이라며 “배를 타고 깎은 듯한 절경을 보는 총석정 관광은 북측과 논의 중에 있어 올해 안에 실현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그룹과 북측과의 관계도 더욱 공고해졌음을 분명히 했다. 윤 사장은 “정 명예회장과 정몽헌 전 회장, 현정은 회장이 북측과 맺은 금강산ㆍ백두산관광,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한 독점적인 권리는 여전히 유효하고 공고한 상태”라며 “앞으로 북측에서 할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많은데 이를 자체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현대건설 인수 등 자체 역량을 키우는 노력하겠다”고 했다.
개성관광과 관련, 그는 지금까지는 당일 관광으로 진행됐지만 앞으로 1박을 하는 숙박관광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백두산 관광은 남북 당국 간에 풀어야 할 항로협정, 항공 안전시설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올해 내에는 개통하기 힘들 것이라고 털어 놓았다.
윤 사장은 “중국이 장백산(백두산)에서 20㎞ 떨어진 곳에 공항을 개설하는 등 이곳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있다”며 “자칫 중국에 밀려 백두산이 잊혀질 우려가 있는 만큼 남북 당국이 대승적 차원에서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을 지킬 수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한국일보 자회사인 케이블 방송 석세스TV의 ‘송영웅 기자가 만난 위대한 CEO’(연출 박종국, 월ㆍ목ㆍ일요일 오전 10시, 화요일 오전 7시, 금요일 오전 7시30분, 토요일 오전 9시30분) 코너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금강산(고성)=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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