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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이대로 좋은가] <2> 빚내서 외제차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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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이대로 좋은가] <2> 빚내서 외제차 탄다

입력
2008.05.30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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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리포터인 송모(28ㆍ여)씨는 최근 선망의 차였던 폴크스바겐 ‘뉴비틀’의 오너가 됐지만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매월 15만9,000원만 내면 된다는 딜러의 말만 믿고 계약을 했는데 송씨가 실제 내야 할 돈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송씨는 대출을 받아 선수금 990만원을 내고 차를 받았는데 리스가 끝나는 24개월 후에 이 차를 소유하려면 2,013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최근 빚을 내서라도 수입차를 타겠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가진 자들의 ‘부 과시용’이었던 수입차가 이제는 젊은 층들의 ‘능력 과시‘ 수단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차에서 20대 구매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5.36%, 2005년 6.48%, 2006년 7.36%, 2007년 8.74% 등 매년 늘어나고 있다. 30대는 2004년 25.20%에서 지난해 32%로 확대돼 개인 고객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젊은 층의 ‘묻지마식’ 수입차 구매 열풍에는 업체들의 교묘한 상술이 한몫을 한다. 수입차 업체들은 무이자 할부, 3% 저리할부, 10만원대 리스 등 ‘미끼 상품’을 내놓아 젊은이들의 충동 구매를 자극한다. 수입차 리스상품의 경우 월 납입금이 크라이슬러 ‘닷지 캘리버’는 11만4,000원, 포드 ‘이스케이프’ 19만9,000원, 푸조 ‘307SW’ 24만원, 지엠코리아 ‘캐딜락’ 54만2,700원에 불과하다. 수입차 측은 이 리스 상품을 “목돈이 부족한 젊은 층에게 차량 구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금융상품”이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수입차 리스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업체들이 광고를 통해 ‘하루 3,800원이면 크라이슬러의 ‘닷지 캘리버’를 살 수 있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그러나 월 납입금을 줄인 대신 이자가 늘어나 할부로 사는 것보다 무려 7~11%나 비싸다. 더구나 3년 뒤 차를 반납하는 게 아니라 유예금을 내고 차를 사야 하는 조건이 따라붙어 오히려 목돈 부담을 커진다.

실제 메르세데스 벤츠의 ‘마이 비’를 리스로 살 경우 일시불(3,690만원)보다 800만원이나 더 비싸다. 36개월 할부로 사면 선수금 1,107만원에 매달 84만9,310원씩 총 4,164만원을 내면 된다. 그러나 차 값의 65%를 유예금으로 잡아 월 리스료를 대폭 낮춘 금융리스로 사면 선수금(738만원)과 월 납입금(18만9,000원), 유예금(2,398만원)을 포함하면 총 4,482만원에 이른다.

더구나 리스상품은 2~3개월만 연체해도 압류를 하는 등 제재가 심하다. 지난해 크라이슬러의 대형 세단 ‘C300’를 산 박모(43)씨는 최근 해외 출장으로 2개월 리스비용을 연체했다가 리스사로부터 개인통장 4개를 모두 압류 당하는 곤혹을 치렀다. 더구나 리스사 측으로부터 “연체를 해제 하려면 위약금을 포함해 일시불로 차를 인수하라”는 강압적인 통보까지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젊은이들이 리스로 샀다가 감당하지 못해 중고시장으로 나오는 수입차가 크게 늘었다”며 “업체의 무분별한 마케팅도 개선돼야 하지만 소비자들도 충동구매를 억제하는 자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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