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의 미국인 탑승객이 지상 1만1,200m 상공을 날고 있던 항공기 내에서 아들을 출산했다.
승객 292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을 출발, 뉴욕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KE085편이 이륙한 지 10시간 30분 뒤인 29일 오전 4시 30분께 미국인 제이슬 브라운(39ㆍ여)씨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했다. 브라운씨는 임신 7개월째였다.
승무원들은 브라운씨의 출산이 임박했음을 직감, 기내 방송으로 승객들 중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다행히 학회 참석차 미국 출장길에 오른 건국대 충주병원 외과 과장 이태의(52)씨가 탑승해 있었다.
승무원들은 즉시 기내에 비치된 간이 수술장치를 폈고, 조종사는 무전으로 대한항공 보건의료원 소속 의료진과 연락해 수술 장비 사용법 및 주의사항을 파악, 이 과장에게 알려줬다. 덕분에 브라운씨는 30분 뒤인 오전 5시께 무사히 아들을 출산했다.
당시 이 항공기는 캐나다 에드먼튼 북쪽 상공을 비행 중이었지만 “산모, 신생아 모두 건강하다. 도착지 공항이 가까워 비행이 가능할 것같다”는 이 과장의 소견에 따라 뉴욕으로 향했다.
항공기는 이날 오전 9시 15분께 뉴욕 JFK공항에 도착했고, 브라운씨와 아들은 대기 중이던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브라운씨 가족들은 기내에서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한국인들의 적절한 조치로 무사히 출산한데 대해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남겼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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