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우리는 분당파다. 김선미, 김혜민, 고주연, 홍성지, 나, 진석이 오빠 등등 매우 많은 기사들이 분당에 산다. 그러다 보니 차 가지고 다니는 우리의 '국민 오빠'가 졸지에 '목 기사'가 됐다.
처음에는 시합 때도 우릴 태우고 가느라 신경 쓰게 하는 거 같아서 조금 미안했는데, 천만의 말씀. 우리가 차를 '타 주기' 시작하자 걷잡을 수 없이 성적이 오르더니, 혼자 타고 갈 땐 패배의 쓴 맛을 보고 오더군. ㅋㅋ. 요즘도 사실 속으로는 살짝 귀찮겠지만 그래도 우리들이 미안해 할까봐 "너네들이 안 타면 바둑 진다"고 너스레를 떠는 센스쟁이다.
1980년생인 오빠는 요즘 헬스 삼매경이다. 정말 내가 봐도 독하게 열심히 운동한다. 그리곤 맨날 자기 몸짱이라고 자랑한다. 작년 여름에 여러 명이 함께 야외 수영장에 갔는데 완전 '울끈이 불끈이'다. 부럽다. 그 때 찍은 사진이 몇 장 있지만 비키니 입은 내 모습이 같이 찍혀 있어서 공개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한때 진석이 오빠를 '퍼펙트맨'이라고 했던 여자가 있었다. 뭐, 각별한 사이는 되지 못했지만…. 또 언젠가 내 친구와 진석이 오빨 소개팅 시켜준 적이 있는데 그녀 역시 오빠에 대해 좋게 말했다. 그런데 그는 왜 아직도 솔로일까. 궁금하다.
암튼 진석이 오빤 못하는 게 없는 팔방 미인이다. 노래도 잘 해서 몇 해 전엔 음반까지 냈다. 그래도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나 보다. 작년에 엄청난 성적을 거두고 몸짱에 재력(?)까지 갖추더니 요즘은 여자가 없다며 울먹거린다. 오죽하면 바둑대상 시상식에서 내년엔 여자 친구에게 축하 받고 싶다고 했겠는가. ㅎㅎ.
관심 있는 분들은 011-9047-49XX로 당장 전화 주시길. (♥한 가지 힌트를 드리자면 진석이 오빤 가슴이 따뜻한 기독교 여성을 원한다. 사실 그건 오빠의 어머니가 원하시는 거고, 본인은 미끈한 몸매에 통통 튀는 밝은 여자를 좋아 한다. 그저 남자들이란.)
그는 바둑계의 보석이다. 한때 세계 대회 결승을 넘나들며 성적을 내다가 잠깐 주춤했지만 작년에 다시 일어나 무려 14년만에 연간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올 들어서도 줄곧 랭킹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쉽게 무너질 거 같지 않다.
예전에 오빠가 내게 한 말이 있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후회 안 할 자신이 없다"고. 그런 노력과 천재성과 풍부한 경험이 점점 더 그를 빛나는 보석으로 만들 것이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진정한 바둑계의 국보가 돼 주세요. 진석이 오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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