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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내정 "민영화 서두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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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내정 "민영화 서두르겠다"

입력
2008.05.30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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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행원으로 시작해 38년 만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감개무량 합니다”.

우리금융그룹의 4번째 선장은 우리은행에서 30년 넘게 잔뼈가 굵어진 고참 선배가 맡게 됐다. 본인은 물론, 대선배를 맞게 된 후배들은 일단 반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우리금융호’을 이끌게 될 새 선장의 갈 길은 결코 순탄해보이지 만은 않는다.

“MB 후광 없었다”

우리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9일 최종 회의를 갖고 이팔성 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를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MB맨’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향을 이끌었으며 대선캠프에서 경제특위 특별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대통령과의 ‘특수관계’가 계속 구설에 올랐다.

하지만 이재웅(전 성균관대 부총장) 회추위 위원장은 “이 회장 후보의 금융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근무 경험과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높이 평가해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이 후보 역시 “38년 만에 이자리 왔다. (대통령의 후광설은)오해와 억측이 아닌가 한다”고 그간의 섭섭함을 드러냈다.

38년 우리금융맨

이 후보는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과, 우리증권에서 38년을 근무한 정통 ‘우리금융맨’이다. 2001년 출범 이후 우리금융이 맞는 첫 내부 출신 회장인 셈이다. 고려대 법대 졸업 후, 1967년 한일은행 행원으로 입행, 뛰어난 영업력을 보이며 남대문 지점과 영업부장 등 요직을 거쳐 최연소 상무로 승진했다.

99년 우리증권(당시 한빛증권) 사장 취임 후 5년 연속 흑자 행진을 벌이며 중소형 증권사였던 우리증권을 10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금융계를 떠난 후에는 전공과 거리가 먼 서울시향을 맡아 2년만에 수입을 5배 가량 늘리면서 전문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검증받았다. 그동안 내부출신수장이 오기를 바랐던 우리금융 내부는 대체로 이 후보를 반기는 분위기다.

산적한 과제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속한 민영화 추진 ▦그룹내 자회사간 시너지효과 강화 ▦비은행 자회사 강화 등을 향후 경영방향으로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우선 시급한 과제로 경영공백 해소를 꼽는다. 재신임 파동을 겪으며 2달 이상 그룹과 자회사의 중장기 계획이 사실상 정지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최대과제는 역시 민영화다. 정부가 올 하반기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산업은행보다 1,2년 빠른 2010~2011년까지 우리금융 매각을 완료키로 한 만큼 민영화는 이 후보의 임기 내 과제가 됐다. 산업ㆍ기업은행과 비슷한 시기에 진행될 민영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잃고 흔들린다면 자칫 경쟁그룹에 인수당할 수도 있는 만큼 우리금융 임직원들은 그가 향후 M&A 소용돌이에서 ‘힘있는 방패막이’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보험사와 소비자금융 회사를 인수하면서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의 진용을 갖췄다. 하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여전히 은행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카드와 IB, 해외영업, 보험 등 새 수익원 창출에 힘쓰는 한편,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비해 우리투자증권의 자산 비중을 높이고 지분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팔성 약력

▦경남 하동 출생(1944) ▦고려대 법학과 ▦한일은행 업무통할부장ㆍ이사ㆍ상무 ▦한빛ㆍ우리증권 사장 ▦우리증권 고문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사진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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