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도 잘 모르는 부당한 약관을 꼭꼭 집어내 지적해온 사람.
국내 약관분야 발전의 산증인인 김동환(75) 변호사가 21년간 몸담아온 약관심사 업무에서 물러났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약관규제법을 제정하고 부당약관 심사를 맡아온 김동환 변호사가 지난 달 약관심사자문위원장에서 사퇴했다. 판사 출신의 김 변호사는 1981년부터 공정위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해왔으며, 85년 경제기획원의 의뢰로 약관규제법 법률시안 작성을 맡았다. 이후 해당 법률이 시행되면서 87년부터 약관심사를 맡아 사회 구석구석에 도사리고 있는 부당약관을 적발하고 시정해왔다.
항공사 마일리지, 토익시험, 상조서비스 등의 부당약관을 적발해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변호사는 약관심사 업무에서 용퇴한 이유로 “약관은 빠르게 변하는 시장을 반영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시장에 참여할 기회가 점차 줄어든다”며 “현장감각이 뛰어난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후임에게 “시장개방의 시대에 다국적 기업의 약관번역에서 시장상황과 법률관계를 잘 고려해 이해상충을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정위는 신임 약관심사자문위원장으로 법무법인 충정의 정동윤(69) 변호사를 임명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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