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명 살해했다는 이발사는 실존 인물이었나
이발소에 손님이 홀로 오는 날이면 아래 층 식당에서는 어김없이 다진 고기로 만든 파이를 굽는 연기가 오른다. 사람들은 맛있기로 소문난 고기 파이를 맛보기 위해 식당으로 몰려드는데, 이발소에 들어간 손님은 영영 나오지 않는다.
할리우드의 악동 팀 버튼 감독이 내놓은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사진)는 스티븐 손드하임의 동명 뮤지컬을 토대로 만든 잔혹 뮤지컬 영화다. 18세기 영국에 전설처럼 전해져 오는 민담을 각색한 이 영화는 면도를 하러 찾아온 손님들을 죽여서 고기 파이용 재료로 판매한 이발사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내용상 피가 난무하는 등 잔혹한 장면이 많지만 뮤지컬 영화인 만큼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유명한 조니 뎁, 헬레나 본햄 카터 등 유명 배우들의 노래를 들어볼 수 있다. 캐리비안의> 스위니>
영화의 배경이 된 이발사 스위니 토드 이야기는 사실 여부를 놓고 아직도 영국에서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연 스위니 토드는 실존 인물이었을까.
워너홈비디오코리아에서 국내 출시한 DVD 타이틀에는 실존 여부에 대한 학자들의 공방을 다룬 ‘악마 이발사의 실제 역사’라는 부록이 들어 있다. <잔혹한 이발사의 실제 이야기> 라는 책을 쓴 작가 피터 하이닝은 부록에 수록된 인터뷰를 통해 스위니 토드가 1785년에 이발소를 개업해 면도칼로 160명을 살해하고 시체를 요리 재료로 판매한 실존 인물이었다고 주장한다. 잔혹한>
그러나 영국 개방대 문학박사인 로잘린 크론, 범죄연구가 도날드 럼블러 등은 범죄 기록 및 형사 재판 문건 등이 없다는 이유로 스위니 토드가 영국 통속잡지의 산물인 가공 인물이라고 맞선다. 그들의 주장처럼 DVD 타이틀 부록에는 각종 통속잡지의 배경이 된 다양한 살인 사건 기록들이 자료 화면과 함께 수록돼 흥미롭게 볼 만하다. 특히 부록에는 산업혁명이후 생활고에 시달린 서민들이 돌파구로 잔혹한 이야기를 찾으면서 스위니 토드가 등장하게 됐다는 역사적 배경을 함께 소개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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