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2명이 방과후 교실에서 자신들의 잘못을 나무라는 담임 여교사를 동료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 서울 강서구 A초등학교에 따르면 6학년 김모(12)군과 황모(12)군이 23일 오후 자신들을 꾸짖는 담임 이모(32ㆍ여) 교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마구 때렸다. 김군 등은 동료 학생 10여명이 보는 가운데 욕설을 퍼부으며 이 교사를 폭행했다. 이 교사는 입 주위가 찢어져 병원에서 6바늘을 꿰맸으며, 정신적 충격으로 이날 이후 출근하지 못하고 치료를 받고 있다.
학생들의 폭행은 이 교사가 이들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 교사는 이날 오전 ‘왕따 학생이 누구냐’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김군과 황군이 설문지에 ‘이 교사는 XX년’ 등의 욕설을 적어냈다. 이 교사는 방과 후 청소시간에 김군 등을 꾸짖다가 두 학생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자 30㎝ 플라스틱 자로 김군과 황군을 때렸고, 두 학생은 이를 참지 못하고 이 교사를 폭행했다.
그러나 학교측은 교실에서 교사 폭행사건이 발생했는데도 보고나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은 채 거짓 해명을 하는 등 사건 은폐에만 급급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 학교 김모 교감은 처음에는 “폭행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이 교사는 개인 사정으로 휴직 중”이라고 말했다가 본보 취재가 본격화하자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학교 측은 두 학생에 대해 수업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한편, 전학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학생 부모는 “철없는 애들이라 순간적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선생님께 주먹을 휘둘렀다”며 “담임교사와 교장, 교감 선생님께 사죄의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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