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이 시작된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금융통화위원회의 만장일치 행진이 깨졌다. 4월 열렸던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2명의 금통위원이 금리인하를 강력히 주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물가 오름세도 걱정되지만 경기둔화의 조짐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인식이 금통위 내부에서도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여서, 향후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향배가 주목된다.
27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4월 금통위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6명의 참석 금통위원 가운데 강문수(4월20일 퇴임), 박봉흠 위원이 기준금리를 5.00%에서 4.75%로 내릴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성태 한은 총재를 비롯한 나머지 4명의 위원은 현행 유지입장을 견지, 결국 4대2로 금리는 동결됐다.
반대표를 던진 위원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는 점차 안정되는 반면 경제 성장세는 더욱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 상당한 시차가 있으니 선제적인 대응(인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동결을 주장한 위원들은 “환율과 금리정책의 조화가 어느때보다 필요한데 지금은 환율 면에서의 대응이 더 중요하다” “국내 금융시장이 아직 원활하므로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 등의 논리를 펼쳤다. 또다른 위원은 “경기상황을 좀 더 비중있게 고려할 시기가 됐으나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고 동결 기대가 강하므로 동결을 결정하되 금통위의 인식을 시장에 적절히 전달하자”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는 이전과 달리 경기둔화를 언급한 바 있다.
금리동결 결정이 내려졌던 5월 금통위의 회의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박봉흠 위원은 계속 인하주장을 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달부터는 새 정부에서 임명한 3명의 신임 금통위원들이 본격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여, 금통위내에서 금리인하와 동결 여부를 놓고 격론이 예상된다. 다만, 한은 실무선에선 “4%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한 금리인하는 불가”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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