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최하층계급으로 인정해 주세요.”
인도 카스트제도 하에서 하층계급 바이샤에 속하는 구자르 부족이 자신들을 가장 낮은 계급인 불가촉천민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BBC가 26일 보도했다.
구자르 부족은 계급을 낮춰달라고 요구하면서 23일부터 라자스탄주에서 시위하고 있으며 이를 제지하는 군경과 충돌, 26일까지 최소 41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다쳤다. 구자르 부족은 라자스탄주 주도 자이푸르의 도로를 점거하고 차량과 타이어를 태우면서 진압경찰에 맞서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수도 뉴델리로 향하는 물자 수송을 막기 위해 주요 고속도로와 철로를 점거, 일부 열차의 운행을 중단시켰다.
구자르 부족이 불가촉천민으로 편입되기를 바라는 이유는 정부가 제공하는 특혜 때문이다. 1억6,500만명에 이르는 불가촉천민은 브라만(사제), 크샤트리아(무사), 바이샤(상인 농민 등 서민), 수드라(노예) 등 카스트제도의 네 계급에도 속하지 못하는 최하층계급인데 인도 정부는 이들에게 공직과 대학 입학 정원의 25%를 할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자르 부족은 취직과 대학 진학의 특혜는 물론 경제성장의 혜택도 누리지 못해 정부에 대한 불만이 크다.
정부는 구자르 부족이 요구한 7,000만 달러의 지원금에 대해서는 검토할 수 있지만 최하층계급 편입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최하층계급 주민들도 특혜를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을 우려해 구자르 부족의 편입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구자르 부족이 최하층계급 편입을 요구하며 시위하자 또 다른 최하층계급인 미나 부족이 이를 견제하며 충돌해 2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