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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대란/ '경유값 > 휘발유값' 당분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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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대란/ '경유값 > 휘발유값' 당분간 불가피

입력
2008.05.2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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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값이 치솟으면서 국내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역전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ℓ당 1,857.74원인 전국 경유 평균가격은 ℓ당 1,861.51원인 휘발유 가격과의 역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주요 정유사들이 지난 주부터 대리점 및 주유소에 공급하는 경유 가격을 휘발유보다 ℓ당 5~30원 가량 높게 조정해 당분간 가격 역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해 7월 에너지세제개편에서 설정한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적 가격 비율 목표인 100대 85는 지난 3월에 이미 무너졌다. 원래 경유는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휘발유 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 1999년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 가격비는 100대 44. 자동차 연료로만 쓰이는 휘발유와 달리 경유는 난방용, 산업용, 발전용 등으로 사용되는 등 서민용 에너지라는 점에서 낮은 세율을 매겼기 때문이다. 정부는 휘발유만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책정돼 있는 등 석유제품 간 가격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2000년 에너지세제개편을 단행, 경유 세율을 인상함으로써 인위적으로 경유 값을 끌어올렸다. 2000년 이후 휘발유에 붙는 법정 특소ㆍ교통세는 ℓ당 630원으로 묶여있었지만, 경유는 155원에서 454원까지 인상됐다.

'휘발유:경유=100:85'가격비가 무너진 결정적 원인은 국제 경유가격의 급등 때문. 최근 국내 경유값 폭등에는 정유사들이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의 국내 공급가격을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시세에 연동시킨 가격결정 구조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인도 등 신흥 공업국의 경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경유의 국제시세가 큰 폭으로 뛰어 휘발유 가격을 추월했는데, 이 같은 상황이 국내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경유 가격은 연초보다 29%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국제시장에서의 인상폭은 54%에 달하고 있는 것.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시장분석실장은 "국내 경유 수급 상황에는 변화가 없지만, 국제 가격의 오름폭이 세금으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중국의 경우 수송용 경유 수요가 1년 전보다 20% 늘어났는데 산업용, 발전용 석유 수요가 많은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국제적으로 경유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초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배럴당 86.87달러, 86.77달러를 기록했으나 이후부터 가격이 역전되기 시작해 26일 현재 경유의 국제시세는 배럴당 136.62달러로 휘발유보다 40달러 높게 형성돼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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