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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고집… 황금종려상 '더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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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고집… 황금종려상 '더 클래스'

입력
2008.05.2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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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영화제는 역시나 범인(凡人)의 예상과 다른 선택을 했다.

제61회 칸영화제가 25일 (현지시간) 프랑스 로랑 캉테(46) 감독의 <더 클래스> 에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쥐어주며 12일간의 축제를 마감했다.

<더 클래스> 는 이민자들이 대거 모여 사는 프랑스 한 마을의 학교를 배경으로 실제 학생과 교사들을 배우 삼아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찍어낸 영화. 프랑스 소설가 프랑수아 베고도의 자전적 소설을 토대로 했다.

프랑스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1987년 모리스 피알라 감독의 <사탄의 태양 아래서> 이후 21년 만이다. 캉테 감독은 "평등과 불평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이 세계의 축소판인 한 학교를 끝까지 들여다본 영화"라는 작품소개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캉테 감독은 99년 주35시간 노동제 도입을 강행하려는 회사에 맞서는 노조의 투쟁을 그린 영화 <인력자원부> 로 데뷔했다. 37세의 늦깎이 데뷔였지만 그는 금세 프랑스 영화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2001년 두번째작 <시간의 사용자> 는 베니스영화제서 신인 감독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사자상'을 수상했으며 광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심사위원장인 미국의 배우 숀 팬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더 클래스> 를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숀 펜은 영화제 기간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카데미와 분명한 대척점에 서서 심사를 할 것이며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선구적인 작품에 영광을 안길 것"이라고 밝혔다. 대중성보다는 예술성과 정치적 올바름을 담보해낸 영화에 황금종려상을 수여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더 클래스> 는 이민자 사회 속에서 갈등하고 화해하며 성장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했다는 점에서 숀 펜이 밝힌 심사기준에 부합한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클래스> 가 22개 경쟁부문 작품 중 21번째로 상영된 탓인지 현지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인지도에 있어서는 오히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체인즐링> 장 피에르 다르덴ㆍ뤽 다르덴 형제의 <로르나의 침묵> 등이 앞섰었다. <더 클래스> 가 수작임을 부인하는 목소리가 많지 않음에도 황금종려상 수상이 이변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황금종려상에 이은 심사위원 대상은 이탈리아 마테오 가론 감독의 <고모라> 에게 돌아갔으며 심사위원상은 이탈리아의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일 디보> 가 차지했다. 터키의 누리 빌게 세일란 감독은 <세마리 원숭이> 로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남우주연상은 영원한 혁명의 초상인 체 게바라의 삶을 그린 <체> 에서 게바라를 환생시킨 베니치오 델 토로가, 여우주연상은 브라질 영화 <리나 데 파세> 의 산드라 코르벨로니가 각각 차지했다.

<트래픽> 과 <21그램> 등에 출연한 델 토로는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의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이력에 칸 남우주연상을 보태며 세계적 명배우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여우주연상은 <체인즐링> 의 안젤리나 졸리와 <로르나의 침묵> 의 아타 도브로시 등이 유력한 후보로 여겨졌던 터라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이스트우드와 프랑스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는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올해 한편도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못한 한국영화계는 <추격자> 의 나홍진 감독이 신인 감독상 격에 해당하는 '황금카메라상' 수상에 실패함에 따라 빈손으로 돌아오게 됐다. 황금카메라상은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을 찾은 영국의 스티븐 맥퀸( <헝거> )이 차지했다.

칸=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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