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잇따른 선거 패배로 사퇴 위기에 직면했다.
브라운 총리가 이끄는 집권 노동당이 이 달 초 지방선거에서 제3당으로 밀려난 데 이어 22일 보궐선거에서도 보수당에 대패하자 총리 사임을 촉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각료들은 브라운 총리 체제로는 2010년 차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총리 사퇴를 압박하고 있으며 의원들도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이후의 ‘뉴 레이버(신노동당)’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블레어 전 총리 계열에 속하는 의원들은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 인상을 둘러싸고 브라운 총리와 갈등하고 있는 당내 좌파세력과 함께 반 브라운 연합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취임 1년도 안 된 브라운 총리의 후계자에 대한 하마평이 돌고 있는데 더 타임스는 데이비드 밀리반드 외무장관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26일 보도했다.
밀리반드 장관이 공개적으로 브라운 총리에 반기를 든 적은 없다. 그러나 더 타임스는 밀리반드 장관이 만약 총리가 물러나면 차기 당수를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며 그를 ‘뉴 레이버’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소개했다. 밀리반드 장관은 블레어 전 총리 계열이지만 2003년 이라크전을 반대했으며 지난해에도 헤즈볼라를 공격한 이스라엘을 공개 비판하는 등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블레어 전 총리 사퇴 당시 브라운 총리의 경쟁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브라운 총리는 노동당의 잇따른 선거 참패와 지지율 하락이 자신의 개인적 잘못이 아니라 전세계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 불안 때문이라면서 사퇴 여론을 무마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당 지지율이 1930년대 이후 가장 낮은 23%인 데다 9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총리 사퇴 압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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