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들이 정부의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이 확정 고시돼도 당분간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할인점을 비롯한 대다수 유통업체는 갈수록 거세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을 의식, 아직껏 미국산 쇠고기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형 할인점들은 시민단체 등의 불매운동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당분간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가장 먼저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해 분뇨 투척을 당한 경험이 있는데다 최근 인터넷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고 있다’는 허위 사실이 유포돼 불매운동을 겪고 있는 롯데마트 측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할 생각은 없다”면서 “현재로선 쇠고기 판매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여론이 너무 좋지 않다”며 “현재로선 판매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마트 역시 “내부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라며 “현재로선 시판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유통업계의 이 같은 반응은 지난해 값싼 미국산 쇠고기가 큰 인기를 끌었던 것과는 달리, 올 들어 광우병 위험 논란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워낙 커 판매를 재개해도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더욱이 경쟁 업체들도 당분간 판매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대다수 업체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정대로 이번 주에 정부의 고시가 이뤄지면, 우선 지난해 10월 검역 중단 이후 부산항 컨테이너야적장 등에 보관 중인 미국산 쇠고기 5,300톤이 6월 초께 시중에 유통된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장현희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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