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홍준표 차기 원내대표가 27일께 만나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을 논의한다. 양측은 회동 날짜에 대해선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표가 "구체적 복당 계획을 만들어 달라"고 한 시한이 5월말이라 시간이 별로 없어 27일 또는 28일에 회동할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의 만남에서 모종의 결과가 나온다면 당 최고위원회가 이를 논의, 의결할 것이다. 주초가 복당 문제의 분수령인 셈이다.
현재로선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박 전 대표는 여전히 '일괄 복당 이후 문제 인사들은 당헌ㆍ당규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홍 원내대표를 포함한 주류는 '선별 복당'을 주장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복당은 환지본처(還至本處)"라고 말했다. 불교 금강경에 나오는 말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그는 "복당과 입당 절차는 따로 있는데 박 전 대표가 두 가지 개념을 구분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고 했다. 즉 낙천돼 출마한 무소속 김무성 유기준 한선교 김태환 의원과 친박연대 박종근 의원은 복당 대상이지만 한나라당에 연고가 없는 친박연대 양정례 당선자는 입당 대상이라는 것이다.
주류측은 이들 복당 대상자에 대해선 상당히 유연한 입장이다. 홍 원내대표도 이들의 복당 시기에 대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한나라당에 몸을 담았었으나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와 홍사덕 당선자에 대해선 사정이 복잡하다. 당 주류는 두 중진의 귀환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홍 차기 원내대표는 이들도 '환지본처'의 대상인지에 대해선 "대답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박 전 대표와 협의할 여지를 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측은 "서 대표나 홍 당선자는 한때 당을 이끌었고, 양 당선자 등도 복당을 내걸어 당선됐다"며 "보복 공천을 반성한다는 차원에서 화끈하게 복당을 받아야 한다"고 일괄 복당을 거듭 강조했다. 물론 박 전 대표가 홍 원내대표를 만나 '제3의 수'를 내놓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런 가운데 "서 대표가 복당을 포기함으로써 스스로 복당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압박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한 친박계 무소속 당선자는 "서 대표가 일단 독자 노선을 가면서 복당 시기를 볼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서 대표측은"수사 때문에 구성된 비대위 체제가 풀렸으니 이제 서 대표가 직접 복당 문제를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최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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