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증권사에서도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또 보험사에도 지급결제기능이 허용돼 만기 보험금을 직접 수령하거나 공과금을 내는 것도 가능해진다.
내년 2월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에 맞춰 기존 금융권역의 업무범위를 확대하는 것인데 소비자로서는 금융사에서 볼 수 있는 용무가 많아지는 셈이지만 금융권간 고객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23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동남권 광역 경제포럼’ 초청 강연에서 “그동안 금융규제개혁심사단 논의를 거쳐 은행, 증권, 보험의 3대 금융업권 업무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편 방안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증권사는 신용카드사와 제휴해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다. 증권사가 카드업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은행처럼 증권사 창구에서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증권사와 신용카드사 간 제휴카드 범위는 체크카드로 한정됐었다.
증권사에 발급받는 신용카드는 최근 급여이체 계좌로 많이 이용되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연계 이용이 가능하다. CMA 가입자가 증권사에서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 CMA를 카드대금 결제 계좌로도 쓸 수 있고, 이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 증권투자를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금융위는 다만 이런 규제 완화가 신용카드 업계의 과당경쟁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불건전 영업행위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한 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2월 자통법 시행에 맞춰서는 보험사에도 금융투자회사와 같은 수준의 지급결제 업무가 허용된다. 그 동안은 보험사에 은행과 같은 지급결제 기능이 없어 보험금을 보험사에서 현금으로 직접 받지 않으면 제휴 은행 창구에서 수령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보험사 계좌에 자금을 그대로 맡겨둘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보험금 범위 내에서 공과금을 내거나 신용카드 대금을 결제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험사 계좌에 추가로 자금을 입금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급결제 기능의 허용 범위는 지급결제망의 안정성을 우선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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