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직면한 내우외환(內憂外患)이 반등하던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호조를 보인 1분기 실적과 원화약세가 호재로 작용할 거라는 기대감으로 3월 이후 기아차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지만, 지난 주 13% 가까이 급락하며 1만2,3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내부적으로는 실적이 문제였다. 일부 증권사들은 호조를 보였던 1분기 실적도 연결기준(실현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적자이며, 2분기부터는 기아차 본사가 해외 자회사의 손실을 부담할 것이어서 기아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3억 유로에 달하는 자회사들의 자본감식 해소를 위한 추가적 자본투입 가능성을 고려할 경우 현재의 원화대비 유로 강세는 실적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강규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해외 자회사들의 손실이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주가가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앞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한금희 연구원 역시 “2분기의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1분기의 1,020억원보다 하락한 910억원에 머물 것”이라고 추정했다.
외부적으로는 정몽구 기아ㆍ현대차 회장의 송사와 금속노조와의 교섭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 회장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돼 20일 징역 6년을 구형 받았으며, 다음달 3일 선고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로 인해 정 회장은 27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순방 경제인 수행단에서 빠졌으며, 다음달 5일 예정된 러시아 공장 기공식 참석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또한 금속노조가 개별 사업장을 직접 찾아 사측과 협상하는 ‘대각선 교섭’을 제안했지만,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등 3개사 사측이 거부함으로써 노사교섭 문제도 오리무중에 빠졌다.
그러나 최근의 주가하락은 단기급등으로 인한 조정일 뿐 우려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신차투입으로 턴어라운드가 빨라질 것”이라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만8,0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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