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뭇매를 맞고 있다. 한 때 구(舊)여권의 대체제로 주가를 올리기도 했지만 언제부터인가 ‘독선적’이라는 얘기를 듣더니 이번엔 아예 ‘야합’이란 수식어까지 달게 됐다.
문 대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성공적으로 제도 정치권에 뿌리를 내린 인물이다. 성공한 최고경영자(CEO)이면서 환경운동가이었던 그는 과거 여권으로부터 숱한 러브콜을 받았던 만큼 편하게 정치권에 입문할 수 있었지만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시각을 대변하며 ‘새로운 정치’를 주창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창조한국당을 창당, 중소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앞세우며 150만표를 획득해 독자적 정치 세력으로서의 기반을 다졌고, 총선에선 ‘한반도대운하 반대’를 외치며 한나라당 실세인 이재오 의원을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많은 정치평론가와 학자들, 젊은 세대 사이에선 진보ㆍ개혁진영의 대안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선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었다. 창당 핵심멤버 대다수가 문 대표의 독선적인 당 운영을 비판하며 탈당, ‘1인 정당’ 논란을 불렀다. 총선 이후 이한정 비례대표 당선자 등에 대한 논란의 와중에 공천 과정과 ‘돈’ 문제에 관한 그의 해명은 오락가락 행보의 전형이었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당사를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구로 옮긴 것도 사당화라는 비판을 받았다.
자유선진당과의 교섭단체 구성 합의는 결정판이다. 독단적 합의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로 당 내부는 들끓고 탈당 의사를 밝힌 당원들은 속출하지만 ‘창조적 진보’를 주창했던 그에게서 “나의 이념은 창조적 보수”라는 해명이 나왔다. 한 진보진영 인사는 “그토록 비판했던 구태 정치인의 행태를 닮아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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