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들이 자리를 독점해 경영대 학생이 경영대 도서관 이용을 못하는 게 말이 되냐”(서울대 경영학과 학생), “어차피 같은 서울대 학생인데 너무 야박하다. 비어 있는 자리를 이용하는 게 잘못이냐”(서울대 법학과 학생).
서울대 경영대학이 SK경영관의 1~2층 500여 좌석으로 이뤄진 ‘경영대 도서관’의 하루 이용시간을 다음달부터 6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과 관련, 경영대와 법대 학생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경영대 학생은 적극 환영하는 반면, 법대 학생들은 ‘전형적인 단과대 이기주의’라며 서울대 커뮤니티 포털인 ‘스누라이프’ 등에서 치열한 설전이 전개되고 있다.
25일 서울대 경영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인터넷으로 예약한 학생에 대해서만 도서관 좌석을 배정하는 ‘열람실 좌석예약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시행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1일 6시간, 1회 최대 3시간까지만 좌석을 이용할 수 있었다.
경영대는 시범운영 결과를 분석해 결정한다는 입장이지만, 6월부터 전면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경영대 관계자는 “고시를 준비하는 다른 단과대 학생들이 하루 종일 이용하거나, 자리를 비워둘 때도 소지품을 놓아둬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사석화(私席化)’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좌석 예약제 도입의 배경을 설명했다.
경영대측의 방침이 알려지면서 경영대생과 법대생의 반응이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경영학과 3학년 임모(24)씨는 “일부 법대생은 공부에 방해가 된다며 자신이 앉은 좌석의 양 옆에도 소지품을 놓아두고 다른 사람이 앉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사실상 법대생 퇴출을 의미하는 이용시간 제한 조치를 환영했다.
반면 법대생들은 ‘경영대 도서관이라고 해서 경영대생만 쓰라는 법이 있느냐’는 논리를 펴가며 좌석 예약제를 비판하고 있다. 법학과 4학년 박남진(24ㆍ여)씨는 “다른 단과대 학생의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너무 배타적”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비 경영대 학생도 “법대 도서관은 다른 단과대 학생의 출입을 제한하지 않는다”며 경영대의 야박한 움직임을 꼬집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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