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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中, 美압박 '양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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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中, 美압박 '양동작전'

입력
2008.05.2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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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끝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상당한 후폭풍을 낳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시대 이후에도 중러 양국이 미국의 국제질서 주도권에 정면 도전하는 상황이 가속화할 것임이 명백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예상 수준’이라며 태연한 표정이지만 내심 긴장하는 눈치다.

23일 중러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가장 상징적인 합의는 러시아가 중국에 5억 달러 규모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건설하고 5억 달러 상당의 반 농축 우라늄을 공급하기로 한 대목이다. 이는 미국이 인도에 민수용 핵 연료를 공급키로 한 지난해 핵 협정을 겨냥한 듯하다. 미국-인도 협정에 압박을 받은 중국의 걱정을 러시아가 속 시원히 풀어준 셈이다. 이번 핵 협력은 향후 10년 동안 중국이 40기 정도의 핵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러시아에게 큰 상업적 이득을 보장한 것이기도 하다. 물론 중국은 러시아의 핵 기술을 상당부분 이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핵 협력 보다 더 미국의 귀를 거슬리게 한 대목은 미국이 폴란드 체코 등에 배치하려는 미사일 방어(MD) 체제에 대한 중러 양측의 노골적인 적대감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MD 시스템의 개발과 배치가 세계의 전략적 균형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핵 비확산, 우주의 평화적 이용 등에도 역행할 것”이라며 미국을 향한 공동 전선을 선언했다. 유럽 동쪽으로 급팽창하는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맞서 힘겨운 투쟁을 하고 있는 러시아와, 미국의 봉쇄전략으로 고전하고 있는 중국의 연대의식이 깔려있다.

이런 분위기는 공동성명 발표 후 후 주석이 “양국은 양국간 전략적 협력을 국정운영의 최우선 순위에 놓을 것”이라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우리 두 나라는 진정한 친구 관계”라고 말한 데서 그대로 묻어난다.

하지만 중러간 미묘한 갈등도 적지않다. 구 소련 연방에 속했던 중앙아시아 국가에 대한 중러간 헤게모니 싸움이 한창인데다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나토에 적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차이는 당분간 대미 공동 전선에서 표면화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보인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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