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신문에도 주인이 있을까. 지하철 등에서 무료로 배포되는 무가지를 몽땅 가져간 할머니가 경찰에 입건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3일 지하철 역내의 무가지를 훔친 혐의(절도)로 임모(67ㆍ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폐지 수집을 하는 임씨는 15일 오전 6시께 지하철 5호선 화곡역 내에 비치된 모 무가지 131부를 들고 가려다 배포업자 김모(51)씨에게 발각돼 경찰에 넘겨졌다.
김씨는 “무가지지만 구독시 1부당 2,000원을 받기 때문에 임씨는 26만2,000원을 훔친 셈”이라며 경찰에 처벌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임씨의 행위는 점유권이 인정되는 물품을 훔친 절도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무가지에 점유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대해선 법조계에서 조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 지역 법원의 한 판사는 “무가지는 누구나 들고 갈 수 있고 지키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점유권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절도로 보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무가지는 목적을 가진 상품이어서 소유자가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고, 한 사람이 대량으로 가져가면 그 목적을 훼손시킨 것이기 때문에 절도에 해당할 수도 있다”며 “다만 무가지는 무료로 배포되는 것이라 얼마만큼 가져가야 절도죄가 성립하는 지는 솔직히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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